삼성전자 성과급 파업이 노란봉투법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2026. 5. 2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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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3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김흥구

“삼성 주주들은 노조의 7억원 성과급 요구에 맞불 집회까지 열며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 모두 노란봉투법의 피해자들입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4월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올해 3월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하청 노동조합이더라도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에 대해서는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한 법이다. 최근 SK하이닉스 하청 노조들이 원청인 SK하이닉스에 성과급 관련 교섭을 요구한 것을 두고 노란봉투법을 떠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는 원청 정규직이다. 노란봉투법을 들어서 하청 노조와도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비판할 수는 있어도, 정규직 노조의 성과급 요구 자체는 노란봉투법과 관련이 없다.

혹자는 노란봉투법이 파업을 더 쉽게 만들었으므로 관련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노조가 ‘깨알 간섭’을 하면 원래는 경영권 침해였다. 이제는 정당한 쟁의행위다” 같은 주장이 대표적이다. 또는 “대법원이 삼성전자의 성과급(OPI)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임금도 아닌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건 정당한 쟁의행위가 될 수 없다”라는 주장도 자주 소개된다. 성과급이 원래는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데 노란봉투법이 그렇게 만들었다거나, 성과급은 노란봉투법하에서도 파업의 목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우리 노조법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관한 노사 간 주장의 불일치’를 ‘노동쟁의’로 정의할 뿐이다. 노란봉투법 이전이든 이후든, 오랫동안 노동 사건 실무를 다뤄온 여연심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에 따르면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근로조건이기 때문에, 복지·휴가 문제로 파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벌이는 파업도 당연히 합법이다”. 노란봉투법이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원천 금지하지도 않았다. 삼성전자 노조 요구의 사회적 정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노란봉투법과의 무리한 연계는 자제하는 게 어떨까.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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