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에 10억 빌리고 상환은 '사망 후'… 금수저들 집 사는 법
대출 막히자 ‘부모찬스’ 거래 급증
부친에 10억 빌리고 상환은 사후에
국세청,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 세무조사 절차 착수
# 30대 초반 사회초년생 A씨는 최근 수도권의 한 신도시 아파트를 20억원에 매입했다. 담보대출은 일부에 불과했고, 부족한 돈은 아버지에게 빌렸다. 차용증도 작성했지만 문제는 상환 조건이었다. 상환 기한은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이자는 원금 상환 시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 겉으로는 차용증까지 갖춘 정상적 금전거래처럼 보였지만, 국세청은 이를 사실상 사인간 금전대차를 가장한 '꼼수 증여'로 의심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른바 '부모찬스' 의심 거래 가운데 탈세 혐의가 있는 127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 | 챗GPT 생성 이미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thescoop1/20260520062703826ilec.png)
조사 대상은 크게 네 부류다. 대출 없이 현금으로 고가 주택을 사들인 '현금부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소득이나 재산 대비 과도한 자금을 동원해 집을 산 다주택자, 가격 급등지역 주택 취득자, 그리고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자들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대상자의 주택 취득 규모가 약 3600억원, 탈루 의심 금액은 1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남권 신도시의 20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30대 초반 사회초년생이다. 그는 소액의 담보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금을 상가 건물주인 아버지로부터 10여억원을 빌렸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차용증에는 상환 시점을 부친 사망 이후로 정하고, 이자 역시 만기 시 일괄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국세청은 실제 상환 의사가 없는 허위 채무 계약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대출 한 푼 없이 수십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30대 부부는 학군지의 3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전액 현금으로 공동 매수했다. 국세청 분석 결과, 자녀의 신고 소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의 현금성 자산이 확인됐다.
더욱이 이들의 부친은 아파트 매입 직전 해외주식을 30억원 넘게 처분했지만 자금 사용처가 불분명했다. 국세청은 해당 자금이 자녀의 주택 취득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도 조사망에 올랐다. 이미 두채의 집을 보유한 한 다주택자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30억원대 아파트를 대출없이 추가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중견기업 대표인 부모가 취득 자금과 취득세,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인물은 최근까지 보유 주택을 통해 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초고가 주택 거래 중에서는 서울 강남권에서 50억원대 대형 아파트를 매입한 치과의사의 경우 신고 소득과 보유 재산에 비해 취득 자금 규모가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비급여 진료비 현금 결제를 유도해 병원 수입을 누락했거나, 부모로부터 자금을 편법 증여받았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자료 | 국세청, 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thescoop1/20260520074327751crdg.jpg)
또한 사업자 대출을 유용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경우는 상반기에 자진신고가 끝나면 하반기 부터 전수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투기성 거래와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적인 자금조달에 대해서는 가용한 조직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조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자금출처 검증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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