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NOW]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소부장도 ‘씽씽’
선두주자 원익IPS ‘흑자전환’… 제주반도체 영업익 1713% 폭증
저스템도 매출 67%ㆍ영업익 147%↑
TC본더 강자 한미반도체‘숨고르기’
용인클러스터 호재… 업계 전망 밝아

[대한경제=이계풍 기자]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의 온기가 메모리 시장을 넘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원익IPS다. 증착·식각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원익IPS는 올해 1분기 매출 1649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고단 적층과 회로 미세화 흐름 속에서 웨이퍼 위에 정밀한 막을 입히는 증착과 불필요한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장비의 중요성이 재조명받은 덕분이다.
반도체 습도·오염 제어 설루션 기업인 저스템도 올해 1분기 매출 177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47% 증가했다. HBM·D램 공정 미세화에 따른 수율 안정화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힌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개화는 팹리스 기업인 제주반도체에 역대급 호재로 작용했다. 저전력 메모리 설계에 특화된 제주반도체는 1분기 매출 1805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1713%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나타냈다.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폰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저전력 반도체 수요를 선점한 효과다.
반면 일시적인 세대교체 공백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기업도 포착됐다. HBM 필수 장비인 TC본더를 독점 공급하며 주목받았던 한미반도체는 1분기 매출 50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5%, 87.8% 감소했다. 이는 기존 5세대(HBM3E)용 장비 투자 사이클이 일단락된 반면, 6세대(HBM4)용 차세대 장비 수주가 본격 반영되기 전 발생하는 전형적인 ‘기술 전환기 공백’으로 풀이된다.
생산 인프라 구축 기업들은 외형 성장 대비 내실 강화라는 과제를 안았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사업 확대로 1분기 매출이 32% 증가한 1537억원을 기록했으나 2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가 지속됐다.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매출 548억원에 영업손실 70억원으로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향후 국내 소부장 업계의 중장기 전망은 밝다. 삼성전자의 용인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가시화되면서 역대급 집적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약 400억 달러(약 59조원), SK하이닉스는 약 274억 달러(약 40조원)로 양사 합산 10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거대한 자금이 고스란히 국내 소부장 생태계로 흘러들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의 AI 붐은 후공정, 오염 제어, 환경 인프라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기술 고도화를 강제하고 있다”며 “누가 더 완벽한 품질로 패키징하고 수율을 제어하느냐가 생존 화두가 된 만큼, 독자 기술을 보유한 소부장 기업들의 지배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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