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kg 냉장고 ‘번쩍’… 산업현장 ‘인간 노동 대체’ 빨라진다
양팔로 감싸안은 뒤 테이블에
고도화된 전신제어 기술 발휘
“연구실 넘어서 현장 적용 단계”
대규모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단 몇 주 만에 사람 동작 익혀
완성차 제조 휴머노이드 속도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 가능성을 계속 부각하며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아틀라스를 비롯한 각종 로봇의 고난도 작업 수행 모습을 선보였던 현대차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일 아틀라스가 23kg 냉장고를 스스로 들어 옮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투입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전략적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최근 들어 아틀라스 영상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상용화 경쟁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의 범용 휴머노이드, 중국 로봇 업체들은 글로벌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피규어 AI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이 택배 상자를 집어 바코드를 확인한 뒤 컨베이어 벨트에 넣는 작업을 8시간 동안 쉼 없이 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로봇 개발에서 나아가 완성차 제조 역량과 결합한 ‘산업형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틴 보스턴 시포트 디스트릭트에서 로보틱스 전략을 주제로 해외 기관투자자 기업설명회(IR)를 열고 “ 현대차·기아 생산 현장에 아틀라스를 2만5000대 이상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생산의 83%를 자체적으로 소화하겠다는 게 목표다. 아틀라스 양산 초기에 생산 비용과 판매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만큼 현대차?기아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틀라스의 생산 초기 원가는 대당 13만∼14만달러(약 2억원) 수준이지만 5만대 생산 시 원가는 3만달러(4300만원)로 내려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도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2028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체 제조 원가의 약 60%를 차지한다.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시설 운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부품 내재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로보틱스 전략을 주제로 별도의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준비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JP모건의 기업 설명 행사에도 참여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다른 기업설명회에서 “아직 내부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시점이나 외부 자금 조달 추진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에 맞춰 완성차 산업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과 그룹사 간 협업을 기반으로 로보틱스 생태계를 적극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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