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늑구에 속고 또… 中선물 폐기 AI사진 뜬 이유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했을 때 늑대가 시내 도로를 배회하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졌다. 적지 않은 언론이 이 사진을 실제 촬영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AI 생성 이미지로 드러났다. 경찰은 40대 남성 유포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했다. 로드뷰와 대조해 차선과 표지판만 확인했어도 무분별한 확산을 피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보도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미국 대표단이 귀국 전 중국측이 제공한 일회용 휴대폰과 선물등을 폐기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에어포스 원 앞 대형 쓰레기통에 붉은 포장의 중국 기념품이 쌓인 이미지가 함께 유통됐다. 일부 국내 매체는 이 이미지를 가져와 ‘X 캡처’, ‘대만 방송사 화면’ 등의 출처를 달았고, 한 매체는 ‘미국 대표단이 선물을 버리는 모습’이라는 캡션까지 붙여 보도했다. 이미지의 사실 여부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은 채, 텍스트 기사를 보완하는 시각 자료로만 취급한 것이다.

실제 영상과 비교하면 에어포스 원 동체의 창문 개수와 배열이 다르고, 계단 위치와 ‘UNITED STATES’ 문구 간격도 맞지 않는다. 붉은 상자와 용 문양 기념품은 실제 외교 행낭처럼 보이기보다는 ‘중국 선물’을 한눈에 알아보도록 설계된 기호처럼 배치돼 있다. 실제 촬영된 사진이 아니고 뉴스를 시각적으로 요약하기 위해 제작된 삽화형 이미지에 가깝다. ‘중국 측 제공 물품을 폐기했다’는 사실과 ‘에어포스 원 앞에서 선물 더미를 공개적으로 던졌다’는 이미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AI로 생성된 이미지는 바로 이 빈틈을 파고들었고 일부 매체가 미끼를 물었다.

‘X’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는 출처가 아닌 유통 경로다. 가짜 이미지는 세 가지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다.
첫째는 정확한 출처 확인이다. 촬영자가 누구인지, 어느 매체가 최초 보도했는지, 촬영 일시와 장소가 확인되는지 따져야 한다. AP·AFP·로이터·EPA 같은 글로벌 통신사와 뉴스 에이전시의 캡션과 촬영자 정보 유무를 확인한다.
둘째는 동영상 혹은 로드뷰등을 통한 교차 검증이다. 실제 현장이 있었다면 풀 영상이나 다른 현장 사진에 흔적이 남는다. 주요 프레임을 역으로 검색하고, 같은 장면이 다른 맥락에서 재사용됐는지도 봐야 한다.
셋째는 원본 파일과 메타데이터 확인이다. 촬영 기기·생성 시간·위치 정보는 중요한 단서다. 메타데이터 부재가 곧 조작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존재한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득이하게 AI 생성 이미지를 기사에 쓸 경우에도 화면 구석에 작은 글씨로 기재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해당 부분이 잘려 2차 유통되면 독자는 AI 이미지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화면 중앙 또는 캡션에 잘리지 않는 방식으로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온라인에 떠도는 가짜 이미지는 기사에 실리면 다른 지위를 얻는다. 매체 로고와 바이라인이 붙으면 독자는 언론이 검증한 정보로 받아들인다. 위와 같은 절차를 생략한 채 ‘X 캡처’만 기재하고 이미지를 사용한 언론은 가짜 이미지에 힘을 실어주는 유통 경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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