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1경기 봤는데' 문체부 장관, '수원FC-北내고향' 준결승에 결승까지 본다..."벌써부터 설렌다" 입국 환영→경기 관람 확정

고성환 2026. 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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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오후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시즌 (AWCL) 준결승에서 격돌한다.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이 입국장을 나가고 있다. 2026.05.17 /sunday@osen.co.kr

[OSEN=고성환 기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맞대결 '남북전'을 관중석에서 직접 지켜본다. 이미 결승전 관람까지 확정 지었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 경기를 펼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최휘영 장관도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남북 여자 축구 클럽팀 대항전을 관람하기로 결정했다. 문체부는 19일 "AFC가 주관하는 국제대회라는 점, 우리나라 클럽이 4강에 진출한 점 등을 고려해 문체부 장관이 20일 준결승전과 23일 결승전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불참으로 결정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정 장관은 당초 준결승 경기 관람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논란 등을 의식한 탓인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OSEN=최규한 기자]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2025 체육발전유공 포상 및 제63회 대한민국체육상 전수식’이 열렸다.대한민국체육상은 국민체육 발전 및 진흥에 공적이 있는 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며, 체육발전유공은 체육 발전에 공을 세운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체육 분야 최고 영예의 서훈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2025.11.21 / dreamer@osen.co.kr

그러나 최 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준결승전, 벌써부터 설렌다"며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입국을 반겼던 만큼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볼 계획이다.

축구 그 자체보다 정치적 이슈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경기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국내 방문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기 때문. 

클럽팀으로만 따지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18년 10월 강원도에서 열린 아리스포츠컵 국제축구대회에 4.25체육단과 여명체육단 유소년팀이 참가한 걸 제외하고는 모두 북한이나 제3지역에서 치러졌다. 북한 스포츠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첫 방남이다.

여기에 시민평화포럼, 자주평화통일연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 개 단체가 3000명 규모의 '수원FC 위민-내고향여자축구단 공동응원단'을 결성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심지어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 약 3억 원 범위 내에서 응원 물품 등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혈세 논란까지 벌어졌다.

[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오후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시즌 (AWCL) 준결승에서 격돌한다.공항을 방문한 단체가 내고향축구단을 환영하고 있다. 2026.05.17 /sunday@osen.co.kr

최 장관의 관람까지 확정되면서 이번 경기에는 단순한 축구 경기를 넘어 더 큰 의미가 부여될 수밖에 없게 됐다. 최 장관은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개막전을 방문한 뒤로는 축구 현장에 따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방남하자 AWCL 준결승과 결승 두 경기 관람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결승에 오르는 시나리오까지 계산에 둔 모양새다. 만약 내고향이 수원FC위민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북한 선수단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지는 결승전까지 소화하고 돌아가게 된다. 4강에서 탈락한다면 조기 출국할 예정이다.

물론 수원FC 위민은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지난해 11월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0-3으로 패했던 아픔을 갚아주고,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수원FC 위민은 이번 대회에서 창단 첫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서 내고향여자축구단까지 꺾는다면 한국 여자 클럽 최초로 대회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준결승과 결승 모두 안방에서 치러지는 만큼 '한국 축구의 전설' 지소연과 함께 우승 트로피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인 셈.

[사진] 수원FC 위민.

지소연은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들은 경기에서 항상 거친데, 물러서지 않고 욕하면 우리도 욕해주고 발로 차면 우리도 발로 차서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경기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만큼 좋은 경기를 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북한 측의 반응은 냉랭하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환영 인파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플래카드까지 준비한 통일 관련 단체 인원들이 "내고향 환영합니다"라며 밝은 얼굴로 맞이했지만, 선수단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앞만 바라본 채 2분 만에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가 경색된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역시나 헛된 희망이었다. 애초에 이번 방남을 AFC의 징계와 벌금을 우려해 출전을 택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다.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도 공동 응원단 관련 질문에 "우리는 철저히 경기를 하러 왔다. 경기에만 집중할 거다. 응원단 문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혈세까지 투입한 공동 응원이지만, 사실상 외면당한 셈. 이번 경기에 승패를 가르는 단순한 축구 대결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이유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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