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리빙] 무신사 對 올리브영, 성수의 지배자는 누구?

[대한경제=문수아 기자]올리브영과 무신사가 성수에 잇따라 초대형 스토어를 출점하며 각각 뷰티와 패션을 앞세워 상권 지배권 다툼에 나섰다. 대중의 인식 속에 ‘성수’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누구인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 1년간 성수와 직결되는 키워드는 올리브영에서 무신사로 이동했다. 단순히 우선수위가 바뀐 수준을 넘어 두 기업이 성수라는 하나의 무대에서 다른 영토를 구축한 결과가 사용자 인지에도 영향을 끼쳤다.

▲‘면적’ 차지한 무신사, ‘깊이’ 판 올리브영
어센트AI의 검색 데이터 분석 솔루션 ‘리스닝마인드’로 성수 키워드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성수’ 검색군 안에서 무신사 동반 검색 비중은 10.7%로 올리브영(8.7%)을 2%포인트 앞섰다. 1년 전(2025년 3월)만 해도 올리브영(14.1%)이 무신사(8.7%)의 1.6배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 1년 사이 성수 검색 지형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역전 시점은 지난해 6월부터다. 9개월 전(2025년 6월) 무신사 비중이 9.8%로 올리브영(8.9%)을 처음 추월한 뒤, 6개월 전(2025년 9월) 잠시 재역전됐다가 현재 다시 격차를 벌렸다. 두 브랜드가 분기 단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성수역’검색 경로도 1년 사이 뒤바뀌었다. 6개월 전에는 ‘성수 올리브영 → 성수역’으로 이어지던 검색 흐름이 현재 ‘성수역 → 성수역 무신사, 무신사 메가스토어’로 전환됐다. 성수를 떠올리는 소비자의 출발점이 올리브영에서 무신사로 옮겨갔다는 신호다

지속성은 올리브영이 우위다.‘올리브영 성수’는 개장 시기(2024년 11월) 1만8760회에서 다음 달 2만4780회로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모멘텀이 이어졌다. 현재 검색량은 4900회로 잔존율 19.8%다. 반면‘무신사 성수’ 검색량은 2024년 3월 대림창고 무신사에서 기안84의 전시가 있던 시기 월 4만220회로 폭증했다가 두 달 만에 5000~6000회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현재(2026년 3월)는 4880회로, 고점 대비 잔존율은 12.1%에 그친다. 단기 폭발력은 무신사가, 잔열 지속력은 올리브영이 우위인 구도다.
평상시 검색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에서는 무신사가 한발 앞섰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 키워드는 전년 대비 422% 폭증했다. 2024년 9월 3만9390회, 2025년 5월 3만5150회, 2025년 8월 3만9110회로 분기 단위 대형 이벤트가 검색량을 주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패턴이 정착됐다. ‘무신사 뷰티 성수’ 평상 검색량도 같은 기간 꾸준히 상승했다. 결국 무신사는 ‘이벤트 거점’으로 검색 트래픽을 반복 점화하는 모델을, 올리브영은 ‘예약제 체험 공간’으로 한 번 치솟은 검색량을 오래 유지하는 모델을 택한 셈이다.
검색 키워드에서도 이같은 이용 행태가 반영됐다.‘무신사 성수’ 연관 검색에는 무신사 사옥, 무신사 캠퍼스 N1, 무신사 본사, 대림창고, 무신사 아울렛, 무신사 블프 등 ‘본진ㆍ이벤트 거점’ 성격의 키워드가 몰렸다. 성수가 전국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망의 헤드쿼터로 인식된다는 의미다. 반면 ‘올리브영 성수’ 연관 검색에는 N 성수 메이크업, 퍼스널컬러, 홈케어 레슨, 예약 방법, VIP 라운지, 골드 라운지 등 ‘예약제 체험ㆍ멤버십 등급’ 키워드가 다수다.
한초롱 어센트AI 그로스본부장은 “무신사는 사옥ㆍ캠퍼스ㆍ매장ㆍ역명 부역명까지 끌어와 ‘성수의 면적’을 차지하는 플랫폼 전략이고, 올리브영은 N성수 한 곳 안에서 예약ㆍ라운지ㆍ메이크업ㆍVIP 등급으로 ‘성수의 깊이’를 파는 체험 플래그십 전략”이라며 “1~2년 내 ‘성수=무신사의 동네’와 ‘성수=글로벌 K-뷰티 플래그십’으로 인식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무신사의 ‘잘파 공백’, 올영의 ‘체험 피로’
연령대별 분화도 극명하다. ‘성수+브랜드’ 검색의 99.4%가 10ㆍ20대에서 발생한다. 검색군의 68.9%를 차지하는 20~24세에서 무신사 우위로, 5개 키워드 합산 1만9731회로 올리브영 3개(1만1896회)를 크게 앞선다. 반면 25~29세(검색군의 28.9%)는 올리브영 우위다. ‘올리브영N성수’ 6600회를 비롯해 △라운지 △메이크업 △예약 키워드가 상위를 차지한다. 30대 이상은 사실상 무관층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보완해야 할 약점은 뚜렷하다. 무신사는 13~19세 잘파세대 검색 키워드가 0개로 진입로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사용자들이 ‘무신사 뷰티’ 다음으로 가장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가 ‘올리브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올리브영을 기준점으로 비교 당하는 상황에서는 뷰티 카테고리 내 2위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올리브영은 잘파세대 검색을 사실상 독점하고 명동ㆍ강남과 함께 ‘타운급 플래그십’으로 묶이며 외국인 관광객 동선까지 편입될 글로벌 잠재력이 강점이다. 반면 N 성수의 핵심 키워드인 △예약 △라운지 △메이크업 △퍼스널컬러가 전부 두 자릿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게 약점이다. 일회성 체험 후 재방문할 동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 시즌별 콘텐츠 갱신이 필요한 상태다.
한 본부장은 “무신사는 올리브영이 하지 않는 차별 카테고리, 즉 남성 그루밍·향수·아이덴티티 PB로 빠져나오는 게 숙제이고, 올리브영은 시즌별 콘텐츠 갱신과 등급 진급 동기 설계가 다음 카드여야 한다”며 “두 브랜드 트래픽을 다 합쳐도 ‘성수 카페’ 한 단어(월 6만 회) 검색량에 못 미치는 만큼, 지역 F&B와의 콜라보가 두 회사 공통의 다음 단계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