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태양광 발전의 에어비앤비 같은 회사" AI로 태양광 발전 관리하는 함일한 에이치에너지 대표

최연진 2026. 5. 2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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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방식으로 태양광 발전에 투자해 공유경제 실현
AI 접목한 플랫폼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용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AI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플랫폼을 만든 신생기업(스타트업) 에이치에너지가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이 업체를 설립한 함일한(55) 대표는 태양광 발전에 AI와 공유경제를 도입했다. 그가 말하는 에너지의 공유경제란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이뤄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서울 학동로에 위치한 에이치에너지 사무실에서 함 대표를 만나 에너지의 공유경제를 위한 방법을 들어봤다.

함일한 에이치에너지 대표는 태양광 발전에 AI와 공유경제를 도입해 효율을 높이고 참여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했다. 에이치에너지 제공

45세에 늦깎이 창업한 이유

포항공대에서 수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은 함 대표는 수학 알고리즘을 이용한 컴퓨터 비전을 전공했다. 컴퓨터 비전이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컴퓨터가 영상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대학 졸업 후 1996년 입사한 첫 직장이 LG CNS였다. 이 곳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LG CNS가 대규모 태양광 개발 사업을 하면서 환경에너지 총괄 컨설턴트를 맡았다. "신문지에 소고기를 싸가지고 가서 마을 이장을 만나 막걸리를 따라주며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한 부지 구입에 반대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일을 했어요. 그런 일에 장래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죠."

2013년까지 18년간 LG CNS에서 근무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전기사용 행태를 분석하는 에너지 기업 인코어드 테크놀로지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전략총괄로 4년간 일하며 국내 에너지 시장을 살펴본 그는 47세 나이에 지금의 회사를 늦깎이 창업했다. "그 무렵 야놀자와 우아한형제들 등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부상했어요. 이런 것을 보며 공유경제와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해 태양광 사업을 풀어보자는 생각을 했죠."

태양광 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도전의식 때문이었다. "예전부터 태양광 사업을 해서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에너지 문제 등을 보며 결국 재생에너지로 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재생 에너지가 가진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봤어요. 이런 한계를 기술로 바꾸고 싶었어요. 전력 사업을 기술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창업 동기였죠."

에이치에너지가 경북 경산시에서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시설. 토지보다 유리한 건물 지붕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을 한다. 에이치에너지 제공

협동조합으로 태양광 발전

함 대표는 태양광 발전을 공유경제로 풀 수 있는 방법을 협동조합에서 찾았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에 투자해 수익을 구성원들이 나눠 갖는 것이다. 쉽게 말해 조합에서 태양광 발전 설치비를 대는 것이다. 수익은 태양광 발전시설이 한국전력에 전기를 판매해 거둔 이익을 나눠 갖는다. 조합에는 투자 안전장치로 금융기관들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이 출자자로 참여한 협동조합에서 발전에 투자하고 수익을 조합원들이 나눠 가져요. 발전소 부지를 찾고 운영하는 것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치에너지가 맡아요. 발전소를 짓는 것은 지역 시공사가 담당하고, 개인은 나눠주는 수익을 받으면 돼요."

여기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주목하는 것이 건물 지붕이다. 지붕은 토지 개발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지역의 반대도 덜하다. "전국에 별다른 시설 없이 놀고 있는 지붕이 많아요. 또 웬만한 지붕에는 전기선이 거의 설치가 돼 있어요."

반면 토지를 개발해 태양광 사업을 하려면 쉽지 않다. “몇 천 억원을 들여 땅을 샀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전기를 운송할 선로가 놓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몇 년을 기다리면 망하죠.”

그래서 함 대표는 에이치에너지를 "태양광 발전의 에어비앤비 같은 회사"라고 말한다. "지붕이 비어 있는 건물을 찾아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도록 연결해 줘요. 건물주는 지붕을 빌려줘 돈을 벌고, 시공업체들은 설치 공사를 맡아 수익을 올려요. 협동조합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은 발전 수익을 나누며 공유 경제를 실현하죠."


AI로 발전 효율 극대화

함 대표는 비어 있는 건물을 찾아 발전소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과정을 모두 인터넷과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수익을 극대화했다. "네이버 지도를 보고 비어 있는 건물을 찾아 인터넷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일일이 전문 설계사를 보낼 필요가 없어요. 지도에서 윤곽선이 불명확한 부분은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만든 AI가 바로 잡아요."

발전시설 설치는 전국의 20만 개 지역 시공업체가 맡는다. 시공 작업도 중간 단계를 없애 플랫폼에 참여하는 시공업체들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도록 했다. "원래 태양광 발전 사업은 맨 위에 장비를 구입하는 원청업체가 있고 중간에 설계업체를 거쳐 맨 아래 직접 공사하는 시공업체로 구성된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그렇다 보니 시공업체들이 가져가는 몫이 적어 영세해요. 여기서 중간 단계를 없애 플랫폼에 참여한 시공업체들이 직접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했어요. 그만큼 시공업체들이 가져가는 몫이 커졌죠. 그 바람에 시공업체들이 비어 있는 건물 지붕을 찾아서 올릴 정도로 적극 참여해요."

이 과정이 모두 플랫폼 서비스로 이뤄진다. 개인이 협동조합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플랫폼은 '모햇', 개인이 소유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운영을 구독료를 내고 맡기는 서비스는 '솔라온케어', 건물주가 지붕을 등록해 놓고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솔라쉐어'다.

솔라온케어에도 자체 개발한 '헬리오스 매트릭스'라는 AI를 적용해 각 발전설비를 관리한다. "AI가 각 발전소를 진단해 분석하고 문제 해결 방법까지 알려줘요. 이를 위해 각 발전소에 AI가 기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감지기를 설치했어요. AI가 감지기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기상청 날씨 정보와 결합해 학습하며 분석력을 높여요."

함일한 에이치에너지 대표가 서울 학동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태양광 발전 플랫폼 '모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 제공

"원전 1기 발전 규모 넘어설 것"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는 협동조합의 수익률은 연 평균 10.7%다.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은 매달 자동 지급된다. "지붕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의 판매가격을 땅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보다 1.5배 더 쳐줘요. 지붕은 규모가 작아 수익이 적게 나는 것을 높은 단가로 보전해 주죠."

협동조합의 가입 조건은 출자금 10만 원을 내고 조합원 자격을 획득한 뒤 100만 원 이상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상한선은 없지만 협동조합법상 특정 개인의 투자금이 전체 금액의 30% 이상을 넘지 못해요. 가입 기간은 조합별로 1, 3, 5년입니다."

현재 이 업체가 운영하는 협동조합은 9개이며 추가로 2개를 더 모집하고 있다. "조합 하나당 평균 약 1,500억 원 규모로 구성돼요. 여기에 평균 6,000명이 참여하죠."

모햇 플랫폼을 통해 조합에서 투자한 태양광 발전 규모는 200㎿를 넘어섰다. "솔라온케어를 통해 위탁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시설까지 합치면 700㎿ 이상입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발전 규모가 500㎿, 원자력발전 1기당 발전 규모가 1GW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 못할 규모죠. 올해 말이면 원전 1기당 발전 규모를 넘어설 겁니다."

참여 중인 발전시설 개수만 지난 1월 말 기준 5,700개다. 참여하려는 발전소가 급속하게 늘고 있어서 다음 달이면 1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위탁 받아 운영하는 개인 발전시설이죠."

유튜브를 통해 서비스를 알리면서 발전소들의 참여가 급속하게 늘었다. "3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해외 시장도 공략하려고 해요."


"직접 전기 판매하는 회사 될 것"

이 업체는 위탁 받은 발전시설의 운영비와 일부 지역에서 한전 대신 해당 지역의 기업과 주택에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경상북도에서 규제 예외인 샌드박스로 지정해 '알뜰 전기요금제'라는 이름으로 주택에 전기를 저렴하게 판매해요. 발전량의 18%를 알뜰 전기요금제로 직접 판매하죠."

저렴한 요금의 비결은 운영 효율화다. "원자력 발전소를 소유한 일본 도쿄전력보다 15% 낮은 요금으로 전기를 팔아요. 비결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낭비 요소를 제거한 운영 효율화죠."

매출은 지난해 1,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6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였고 올해 1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자는 KDB산업은행, 스탁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포항공대기술지주 등에서 총 430억 원을 받았다.

함 대표는 AI 이용 확대가 태양광 발전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AI 확대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과 함께 재생에너지가 필요해요. 소형모듈식원자로(SRM)를 포함해 원전은 설치에 오랜 시간이 걸려요. 반면 태양광은 2~3개월이면 설치 가능해 빠르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죠. 결국 원전과 LNG 등 기존 발전방식 및 태양광 등 신기술 방식이 함께 쓰여야 해요."

해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에서 전력 소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민간기업이 전기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시장이 완전 개방됐어요. 그 바람에 편의점에서도 발전을 해서 전기를 팔아요. 일본에서 올해 중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전기를 일반에 판매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도 직접 전기를 판매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전기는 지역에서 직접 만들어 쓰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기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에너지 회사로 키우고 싶어요."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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