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우승에 거리 춤춘 인도…북중미 월드컵, 못볼 수도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인도에서는 아직도 월드컵 중계권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도 시장에서 중계권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월드컵 흥행 전략 자체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FIFA는 2026 북중미 월드컵과 2027 여자월드컵 인도 중계권 패키지 가격으로 약 1억달러(약 1507억원)를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계약을 맺은 방송사가 없다. FIFA는 최근 요구 금액을 상당 부분 낮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축구 비인기 국가’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배경은 훨씬 복합적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크리켓 시장이지만 동시에 FIFA 월드컵 소비 규모 역시 매우 큰 국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FIFA 집계에 따르면 인도 내 월드컵 관련 시청·디지털 소비 규모는 약 7억4500만명 수준이었다. TV 시청자 수만 약 8400만명으로 독일·프랑스·잉글랜드보다 많았다.

특히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인도 내 축구 열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결승전 당시 인도 곳곳에서는 대형 거리 응원전이 열렸고, 스트리밍 플랫폼 지오시네마(JioCinema)는 결승전에서만 3200만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열기와 실제 중계권 시장 수익성이 점점 분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변수는 경기 시간대다.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인도와 시차가 10~12시간 정도 난다. 전체 104경기 중 자정 이전에 시작하는 경기는 14경기에 불과하다. 결승전조차 인도 시간 기준 오전 0시30분 시작이다. 반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경기의 98.4%, 2022 카타르 월드컵은 82.5%가 자정 이전에 열렸다.
인도 스포츠 시장의 절대 강자인 크리켓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종료 직후 열린다. IPL은 인도 스포츠 광고 시장 대부분을 사실상 흡수하는 초대형 콘텐츠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이미 IPL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직후 다시 월드컵에 대규모 비용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 인도 투자회사 엘라라 캐피털의 카란 타우라니 부사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인도 스포츠 시장은 크리켓 중심 구조이며, 월드컵을 보는 축구 팬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심야 경기 시간대까지 고려하면 실제 광고 타깃 규모는 더욱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플랫폼 환경 변화도 변수다. 과거 인도 내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은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EPL 인도 중계권은 2013~2016년 약 1억4500만달러 규모였지만, 최근 2025~2028 계약은 약 6500만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역시 인도 내 주요 중계 사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 콘텐츠 자체의 가치 하락이라기보다, 인도 시장에서 ‘유료 축구 소비 모델’이 생각보다 강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불법 스트리밍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실제로 많은 인도 축구 팬들은 “정식 중계가 없으면 불법 스트리밍으로라도 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방송사 입장에서 중계권 투자 매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도 실제 유료 소비 전환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뉴델리 고등법원은 최근 월드컵 중계권 미계약 사태와 관련한 소송 심리를 시작했다. 한 축구 팬은 “국민이 월드컵을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영방송 두르다르샨(Doordarshan)을 상대로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월드컵 시청 기회가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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