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솎기 때놓치면 상품성 뚝”…빨라진 폭염 시계에 사과농가 사투

정채원 기자 2026. 5.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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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인데 벌써 이렇게 덥네요."

15일 낮 12시 충북 충주시 안림동의 한 과수원.

문 대표에 따르면 열매솎기는 열매 크기와 품질을 좌우하는 작업으로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5월말까지 마쳐야 한다.

문 대표는 "기온이 33℃ 이상 올라가면 한낮 작업은 조심해야 하는데 열매솎기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는 작업이라 날이 더워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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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사과 적과 현장 가보니
시기 놓치면 상품성 떨어져
31℃ 더위와 씨름하며 작업
온열질환 발생 위험 ‘빨간불’
“차단망 등 국고보조 늘려야”
충북 충주시 안림동 사과 과수원에서 문정호 충주사과집 대표가 때 이른 더위에 땀을 닦으며 열매솎기(적과) 작업을 하고 있다.

“5월인데 벌써 이렇게 덥네요.”

15일 낮 12시 충북 충주시 안림동의 한 과수원. 이날 충주의 낮 최고기온은 31.3℃를 기록했다. 고소작업차를 타고 사과 과수 꼭대기에서 열매솎기(적과) 작업을 하던 문정호 충주사과집 대표(63)는 작업복 소매로 연신 땀을 닦아냈다. 한낮 햇볕이 내리쬐는 과수원의 공기는 후텁지근했다. 햇빛을 오래 받은 고소작업차 겉면에 손을 대니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문 대표에 따르면 열매솎기는 열매 크기와 품질을 좌우하는 작업으로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5월말까지 마쳐야 한다. 그가 5월 중순 기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종일 과수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이유다.

문 대표는 “기온이 33℃ 이상 올라가면 한낮 작업은 조심해야 하는데 열매솎기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는 작업이라 날이 더워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6월은 돼야 본격적으로 더워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5월부터 햇빛이 강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더위가 점점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지작물을 중심으로 농가들이 때 이른 더위와 씨름하면서 농민 건강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5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 작업장(32.1%)이 가장 많았고 논·밭(12.2%)이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 다음으로 농림어업종사자가 348명(7.8%)으로 2위였다. 더욱이 2011∼2025년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된 사망 사례 267명 가운데 논·밭 사망이 81명(30.3%)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운 봄·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장 위기감이 고조됐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5월과 6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50%, 7월은 60%다.

문 대표는 “여름철 폭염이 거의 매년 상시화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폭염 대응 시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주시가 추진하는 과원 재해예방시설 지원사업 대상 시설에 ‘다목적 햇빛차단망’이 포함됐지만 6612㎡(2000평) 기준 설치비가 1억원가량이고 그마저도 시비·자부담 절반씩 분담하는 구조라 농가들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고 지원 등 정부 지원비율을 높이면 농가들이 폭염에 대응해 안전한 농작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관련 대응에 분주하다. 농촌진흥청은 18일 경기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이승돈 농진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 요원 발대식’을 열었다. 이에 따라 전국 91곳 시·군에서 선발한 예방 요원 728명은 6∼8월 폭염 취약 농가를 방문해 온열질환 예방수칙과 응급처치 요령 등을 안내한다. 농민단체에 소속된 선도농민인 이들은 ‘쿨토시’와 ‘아이스 넥밴드’ 등 더위 예방 용품도 함께 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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