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앞두고… 성과급 한시 명문화 접근

이동훈 기자 2026. 5. 2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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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 손실 우려-정부 압박에
노조, 명문화 10년→5년 물러서
사측은 “3년 적용후 재논의” 제안
노사 한발씩 양보했지만 막판 진통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일보DB
삼성전자 노사가 노조의 파업 예고일인 21일을 이틀 앞두고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 좁히기에 나섰다.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 양측은 파업 시 예상되는 최대 100조 원 손실 우려와 정부의 압박에 상당 부분 견해차를 좁혔지만, 합의안 도출을 두고 막판 진통이 이어졌다.

19일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다. 중재에 나선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오후 10시나 10시 30분쯤 노사 합의가 되거나 조정안이 나올 것 같다”고 했지만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세종=박형기 oneshot@donga.com
막판까지 합의를 어렵게 만든 쟁점은 ‘메모리 성과급 배분’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DS)부문 내 적자를 보는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상당한 성과급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주장했다.

그동안 노사 입장 차이가 컸던 ‘영업이익의 OO%’ 성과급 명문화 여부에선 노사 간 접점이 좁혀졌다. 당초 노조는 10년 동안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날 5년으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에 ‘수용 불가’ 방침이었던 사측은 3년 적용 후 재논의를 제안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삼성전자 노사 간 입장차가 일부 좁혀진 것은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는 등 사회적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노위는 사후조정 회의 초반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있어 자율적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9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부도 재차 노사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삼성전자 파업이 가져올 악영향을 모두가 알면서도 우리 사회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온 국민이 바라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가 합의해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완전한 타결은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 규정에 따라 잠정 합의안은 반드시 재적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는 총회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총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타결은 백지화된다. 이 경우 현 노조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논란이 불거지며 노조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거나, 예정됐던 21일 총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세종=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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