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통화 때 톡톡 두드리면 경찰 바로 출동합니다”
교제폭력-위급상황 등에 대응
“네 112입니다.” “….”(신고자 무응답)
지난해 12월 12일 경찰은 말하지 않고 숨소리만 들리는 112신고를 받았다. 이를 접수한 직원은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면 문자로 보낼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라고 안내한 뒤 ‘보이는 112’ 인터넷주소(URL)를 여성에게 보내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현장의 대화 소리를 들으며 상황을 파악해 보니, 여성은 교제 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의심됐다. 경찰은 신고 전화가 걸려 온 건물의 위치와 폭력을 행사하려던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긴급 출동해 피해 여성의 안전을 확보했다.
부산경찰청은 이처럼 보이는 112 서비스를 활용해 교제 폭력 등 중요 사건과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보이는 112는 경찰 신고 접수 과정에서 휴대전화 웹 연결을 통해 신고자의 정확한 실시간 위치와 현장 영상 등을 경찰이 실시간으로 공유받는 시스템이다. 2022년 1월 전국에 도입됐다.
경찰은 기존 음성 통화 중심의 신고 체계와 달리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범죄 대응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가해자의 위협으로 경찰과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고자는 숫자 버튼을 누르거나, 휴대전화를 ‘톡톡’ 두드리는 방식으로 경찰과 소통할 수 있다. 문자 채팅 기능도 지원된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378건, 올해 4월 30일까지 111건의 신고 대응에 보이는 112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례 가운데 47건은 교제 폭력과 가정폭력 등 중요 범죄 관련 신고였다.
재난 대응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돌이 떨어진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보이는 112를 통해 현장 영상을 실시간 확인해 소방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1월 25일 부산진구의 한 공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크게 번지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을 때도 이 시스템을 활용해 화재 규모와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했다.
신준희 부산경찰청 112관리팀장은 “더 많은 시민이 위급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현장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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