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잠바는 인자 옛~말이여"... '민주당 텃밭' 전남이 변했다 [6·3 격전지를 가다]

박경우 2026. 5. 20. 04: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3격전지를 가다]<7> 순천·여수·목포
순천, 4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시장
여수산단 등 불황에 지역경제 우선
인구 감소 목포 민주당 탈환 성공할까
순천시장 후보

"파란 잠바는 인자 옛말이여, 당 간판만 보고 무조건 찍어주는 시대는 지났당께라, 선거 때마다 잡음도 나오고, 동네 살림살이 챙길 진짜 일꾼을 골라야제."

전남 최대 도시인 순천시 웃장 국밥거리에서 30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모(65)씨 얘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텃밭' 전남 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원 명부 유출 논란 등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이 논란이 됐고, 후보들의 도덕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당 간판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한 인물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순천, 노관규 무소속 후보 4선 성공할까

순천시는 2010년 이후 네 차례나 무소속 시장을 배출했다. 이번 선거 최대 관전 포인트는 노관규(66) 무소속 후보의 4선 성공 여부다. 순천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인 노 후보는 순천시에서 민선 4·5·8기 시장을 지냈다. 재임 시절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와 오천그린광장 조성, 전남 최초의 창고형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 유치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노 후보는 글로벌 콘텐츠 아카데미 설립과 AI·문화콘텐츠 융합 국가산단 조성, 여수MBC의 순천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손훈모(57) 민주당 후보는 현 정권과 호흡을 맞춰 민생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자영업자 최저소득보장제'를 1호 공약으로 내놨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성수(57) 진보당 후보는 손 후보 캠프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과거 성범죄자 변론 이력을 거론하며 개혁 공약을 통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순천은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 소속 이정현 전 의원이 당선된 지역이다. 광양·여수 산업단지 등 외지인 근로자가 많아 지역색보다는 실익을 추구하는 투표 경향이 나타난다.


무소속 시장 3번 당선됐던 여수, 4파전 예고

여수시장 후보

여수시도 민주당 이탈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선을 노렸던 민주당 소속 정기명 시장은 본경선에서 탈락했다. 현재 여수 최고의 정치 명당인 여서로터리 인근 건물 외벽엔 '조국혁신당 여수시장 후보 후원회' 초대형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1998년 여수시와 여천시, 여천군이 통합된 뒤 치러진 7번의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과 민주당 소속 시장이 번갈아 당선됐다.

이번에도 민주당, 조국혁신당, 무소속 후보 등 4파전이 예고됐다. 여수시장 선거는 당적보다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수산단 부활 여부에 달렸다. 서영학(55) 민주당 후보는 '여수산단 산업대전환'과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공약했다. 전국 최초 소아 아침진료 모델 도입 등 산단 근무자들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한 공약도 내세웠다.

전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명창환(58) 조국혁신당 후보는 전남도 30년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 체감형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명 후보는 여수국가산단을 이차전지·반도체·로봇 산업 중심의 '다극화 구조'로 개편하겠다는 1호 공약을 내세웠다. 또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보증금 없는 '청년 만원주택' 500호 공급, '햇빛·바람연금' 등으로 표심을 뒤흔들고 있다.

지역 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무소속 김창주(68), 원용규(70) 후보의 득표율도 이번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남 정치 1번지' 목포, 민주당 VS 조국혁신당

목포시장 후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전남 정치 1번지 목포시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등 위기 의식이 변화를 가져왔다. 목포시 자유시장에서 만난 박필용(61)씨는 "선거 때마다 인물보다는 당연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다"며 "이번만큼은 당명 상관없이 꼭 지역을 발전시킬 후보가 누군지 꼼꼼히 검증하겠다"며 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민주당에서는 강성휘(59)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목포시장 후보로 내세워 조국혁신당 박홍률(73)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박 후보는 무소속으로 목포시장 재선에 성공해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전 목포시의원 출신인 정의당 여인두(56) 후보도 도전장을 냈다.

강 후보는 "목포는 인구 감소와 제조업 쇠퇴, 청년 유출, 재정 부족이 구조화된 상태"라며 "제2의 목포 르네상스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정주 환경이 함께 가야 한다"며 "청년청을 신설해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주도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시정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는 박 후보는 "민선 6·8기 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사업들이 마무리되지 못했다"며 "목포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완성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AI·해상풍력 국가산단 조성을 제시했다.

K글로컬 국제문화도시 조성을 제시한 여 후보는 "목포가 주변 산업을 지원하는 배후도시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목포가 잘하는 문화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목포를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목포=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순천·여수=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