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위민 지소연, 20일 남북전 각오 “북한이 욕하고 발로 차면 똑같이 해주겠다”

윤은용 기자 2026. 5. 2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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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 이어 김혜리·최유리 가세
빵빵해진 전력으로 복수혈전 별러
박길영 감독 “안방선 지지 않을것”
수원FC위민 지소연(오른쪽)이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여자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사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상대가 욕하면 우리도 욕하고, 발로 차면 같이 차면서 대응해야 할 것 같아요.”

지소연(수원FC위민)의 이 한 마디에 많은 것이 묻어났다.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여자 축구 클럽간 대결을 앞둔 수원FC의 목표는 단 하나, 한국 팀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진출이다. 지난해 당한 굴욕적인 완패의 설욕, 홈팀임에도 숙소를 양보해야 하는 억울함까지 더해 수원FC가 승리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수원FC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과 2025~2026 AWCL 준결승전을 치른다. AWCL은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2024~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출범한 아시아 지역 최상위 여자 클럽 축구 대회다. 박길영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수원FC는 2024시즌 WK리그에서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처음으로 아시아 클럽 대항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결이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북한의 내고향이기 때문이다. 북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에 차효심이 장우진(세아)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에 출전한 이후 8년 만이다. 축구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며, 여자 축구 클럽팀의 방한은 이번이 최초다.

수원FC 입장에서는 지난해 당한 완패의 치욕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수원FC는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맞붙었다. 이 경기는 남북 구단이 AFC 주관 대회 사상 처음으로 맞붙은 경기였다.

결과는 수원FC의 0-3 참패였다. 당시 수원FC는 골키퍼 전하늘의 선방에 힘입어 전반을 0-0으로 마치는 선전을 펼쳤지만 후반 23분 박예경, 후반 28분과 추가시간 리수정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슈팅 수 4-17이 말해주듯 수원FC가 내고향에 완벽하게 압도당한 경기였다.

결국 내고향이(2승1패)이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2승1무)에 이은 조 2위로 8강에 올랐고, 수원FC(1승1무1패)는 조 3위 중 상위 2개 팀 안에 들며 간신히 8강에 안착했다.

그런데 이후 수원FC가 몰라보게 강해졌다. 수원FC는 올해 초 한국 여자축구의 ‘전설’ 지소연을 영입한데 이어 국가대표 수비수 김혜리와 공격수 최유리까지 가세하며 전력이 크게 향상됐다. 그 결과 지난 3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팀인 우한 장다(중국)를 4-0으로 완파했다. 지소연이 선제 결승골을 넣었고 김혜리가 쐐기골을 책임졌다.

여기에 ‘숙소 문제’도 있다. 당초 수원FC와 내고향은 수원의 한 호텔을 같이 숙소로 이용하려 했다. AFC가 남북 관계를 고려, 두 팀이 서로 다른 층을 이용하고 식사와 미팅 시간도 조정해 최대한 마주치지 않도록 조치했다. 그런데 내고향 측에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층의 위층과 아래층을 모두 비워줄 것으로 요구하며 수원FC의 투숙에 민감한 반응을 드러냈고, 결국 수원FC는 또 다른 4강팀인 멜버른 시티(호주)와 도쿄가 묵는 다른 호텔로 이동해야 했다. 이마저도 도쿄가 다른 숙소를 따로 구하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홈팀인데도 홈팀이 아닌 것 같은 대우를 받는 수원FC는 그야말로 필승의 각오다.

박길영 수원FC 감독은 “내일 경기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안방에서 지지 않으려 많은 준비를 했다”며 “조별리그 때는 지금보다 우리 전력이 약했고, 선수들도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전반전 종료 후 심한 소리도 했는데 이제는 다를 것”이라며 “조별리그 때도 전력과 전술의 대결보다는 심한 태클에 욕이 난무했던 경기였다. 이번에는 우리만의 축구를 보여주면서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소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열기가 뜨거웠는데, 지소연은 “상대가 북한팀이라 그런지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을 본 것이 처음인 것 같다”며 “한국에서 하는 대회라 마음이 남다르다. 내고향은 북한 축구대표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좋지만, 우리도 지난해와는 다른 멤버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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