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 에너지’ 한선화 “내 연기 동력은 불안”

신정선 기자 2026. 5. 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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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호러 영화 ‘교생실습’서 열연
“진지한 주제 재미있게 보여주려 해"
영화 '교생실습'에서 귀신에 맞서 학생들을 구하려 애쓰는 교생으로 출연한 한선화는 "저도 늘 제 불안과 싸우며 불안을 에너지 삼아 연기한다"고 말했다./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 9화에서 한선화(장미란 역)는 “난 사실 연기가 안 돼”라고 말한다. “사랑한다고 하면 진짜로 사랑해버려, 열렬히”라며 연기를 잘해야 인정받는 배우의 역할에 서툴다고 고백한다. 실제 한선화는 그렇지 않다. 연기를 잘한다. 아주 발랄하고 상큼하게 한다.

지난 13일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개봉한 코믹 호러 영화 ‘교생실습’에서 한선화는 모교에 부임한 교생 강은경 역을 맡아 악령과 거래한 대가로 만점을 받는 흑마술 동아리 학생들을 구하려 고군분투한다. ‘교생실습’은 지난해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김도연) 수상작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 괴담: 개교기념일’을 연출한 김민하 감독의 후속작이다. 공포영화 ‘여고괴담’을 김 감독의 독창적 해석으로 재창조했다. 귀신이 등장하고 호러를 앞세우지만 독특한 개그가 끌고 간다. 겉은 코미디와 호러인데 안에는 교권 추락과 입시 전쟁 등 학교 현장의 고민을 담았다.

‘교생실습’ 주연으로 다시 한번 사랑스러운 4차원 코미디를 보여준 한선화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김 감독님의 전작을 보니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며 “바탕의 진지한 주제를 전달할 인물을 어떻게 좀 더 재미있게 보여줄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부산문화여고 재학 때 참가번호 21번으로 나갔던 ‘슈퍼스타 서바이벌’에서부터 일찌감치 끼를 발산했던 그는 걸그룹 시크릿을 거쳐 2013년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으로 배우 데뷔했다. 벌써 13년 차다. 조정석과 남매로 나온 영화 ‘파일럿’(2024), 강하늘·차은우와 출연한 영화 ‘퍼스트 라이드’(2025) 등에서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밝은 에너지로 호평받았다.

한선화의 연기 동력은 ‘불안’이다. 그는 “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서 늘 불안하다”며 “‘모자무싸’의 주인공 황동만(구교환)의 대사 중 ‘불안하지 않는 게 목표’라는 말이 무척 공감됐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제가 어디에 있는지 답이 나오면, 모든 게 규정이 되면서 생각할 여백이 없어지지 않겠느냐”며 “불안을 진정시키고 계속 답을 찾고, 더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연기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어느새 30대 중반이다. 그 스스로 “저 나이 많아요”라고 먼저 말한다. 그러면서 “나이 드는 게 좋다”고 했다. “저는 제 나이가 너무 좋아요. 나이 들수록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직업에 그래서 감사하고요.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인물들을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는 “나이는 제게 적립금과 같다”며 “이 힘든 연예계에서 한 살 한 살 청춘을 바쳐 일해 왔다는 증명”이라며 “한 해 한 해 이 직업으로 살아낸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캔들’이다. 배용준과 전도연이 주연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의 리메이크판에서 한선화는 원작에 없는 새로운 인물로 변신한다. 그는 “‘모자무싸’와 ‘교생실습’ 연기의 반응이 좋아 기쁘다”면서도 “좋을수록 심취하지 않고 경계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실의 제 삶은 달라진 게 없는데 좋은 것에 너무 젖어들면 안 되잖아요. 늘 불안하고, 제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채 배우로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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