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 위험성]공부 잘하는 약?...부작용 위험 경고
전체 환자 중 10대 비중 36% 달해
식약처, 청소년 오남용 주의 당부
비의료 목적·과다복용사례 잇따라
청소년 복용 마약류 중 24% 차지
전문가, 성적 향상 근거 부족 지적
불면·식욕저하·두근거림 등 부작용
만성 남용땐 내성·의존·중독 주의
정기진료 통해 안전하게 복용해야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ADHD(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오남용에 대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주의를 당부할 만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ADHD 치료제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환자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을 조절하는 전문의약품이자 의료용 마약류로, 정상 청소년이 복용할 경우 학습 효과는커녕 두통과 불안, 수면장애, 환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장호 교수와 함께 ADHD 치료제의 부작용과 위험성, 실제 효과 등을 짚어본다.
◇지난해 ADHD 진료비 1900억, 5년새 3배↑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DHD 진료비는 1909억원으로 2020년의 461억원 대비 314%나 늘었다. 같은 기간 환자 수는 7만9248명에서 26만251명으로 3.3배가 됐다.
연령대별 통계(2024년 기준)를 보면, 10대 환자가 9만2774명(36.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6만8019명·26.5%), 9세 이하(5만5969명·21.8%) 등 순이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유해 약물 사용 실태' 보고서에서도 ADHD 치료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내 비의료적 목적으로 마약류를 복용한 청소년 중 24.4%가 ADHD 치료제를 사용했으며, 식욕억제제(20.0%), 수면제(13.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사용 빈도도 높아 한 달 평균 20회 이상 복용한 비율이 23.1%에 달했다. 주요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 역시 2020년 2251만정에서 2024년 7906만정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ADHD는 주의력 부족과 과잉행동, 충동성 등으로 인해 행동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뇌 신경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
박장호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는 ADHD 환자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치료약이다. 그런데 이것이 누구에게나 집중력을 높여서 성적을 올려주는 약처럼 인식되면, 치료 목적의 약물이 경쟁을 위한 수단처럼 소비될 위험이 있다"며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도 최근 추가 공지를 통해 약물에 대한 오남용, 중독, 과다복용, 그리고 약을 다른 사람과 나눠 먹는 행위의 위험성을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청소년기에는 학업 경쟁이 치열하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버티고 더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며 "그러다 보니 ADHD 치료제가 '치료약'이 아니라 '공부 도구'처럼 오해되기 쉽다"고 밝혔다.
◇만성적 남용 시 의존 및 과다복용 위험
ADHD 치료제의 본래 역할은 ADHD 환자에서 주의집중, 과잉행동, 충동 조절을 돕는 것이다. 그런데 이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소문이 난 것은 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덜 피곤하고, 더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하지만 개인이 경험하는 그 체감이 실제 학업 성취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ADHD가 없는 소아청소년에서 ADHD 약물이 실제로 공부를 더 잘하게 만든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부 연구 중 몇몇 인지 과제에서 약물 투약군이 조금 더 나은 수행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차이가 없어서 전반적으로 일관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즉 진단받지 않은 소아청소년은 물론이고 일반 성인에서도 ADHD 약물이 인지 기능이나 학업 성취를 뚜렷하게 높여준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ADHD의 대표적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는 국내에서 마약류 관리 대상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박 교수는 "미국 FDA도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으로 이 약을 포함한 자극제 계열 약물을 만성적으로 남용할 경우 내성, 심리적 의존, 중독, 과다복용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ADHD 약물의 부작용으로는 가장 대표적으로 불면, 식욕저하, 두근거림, 두통, 복통 등이 있다. 또 드물지만 심리증상, 우울, 불안, 공포, 자살 사고, 조증 및 망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존이나 오남용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박 교수는 "다만 정확히 진단받고, 의사의 평가와 추적관찰 아래 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중독 위험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환자와 보호자분들은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고, 정해진 방식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DHD 치료제는 필요한 환자에게는 중요한 치료약이지만, 진단 없는 아이들에게 성적을 올려주는 공부약으로 볼 근거는 부족하다"며 "그래서 치료는 안전하게 지키고, 오남용은 줄이며, 아이들이 건강한 수면과 안정된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