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모듈 원전, 미국 내 첫 착공 가시화
현대건설, 핵심 플레이어 부상

19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기업 미국 홀텍의 첫 상용 소형 모듈 원자로(SMR) ‘파이오니어 1·2호기’가 착공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미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 부지에서 연내 착공해 2030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미 에너지부로부터 4억달러(약 5500억원) 보조금 지원을 확보하며 가속도가 붙었다. 주목할 사실은 SMR 상용화의 첫 시험대가 될 이번 프로젝트의 시공 주관사가 현대건설이라는 점이다.
홀텍은 파이오니어 1·2호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최근 미국과 한국, 독일, 캐나다, 일본, UAE 등 세계 22국 71개 기업의 원전 전문가 14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기술자문위원회를 열었다. 사실상 차세대 원전 시장의 글로벌 기술 표준을 가늠하는 이번 회의에선 홀텍의 설계안과 함께 현대건설의 시공 능력과 설계 경제성에 대한 검증도 이뤄졌다. 정밀한 설계와 고도의 공법이 요구되는 SMR 경쟁에서 한국 건설사가 핵심 플레이어로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현대건설의 수주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MR 도입 확대… 건설사 시장도 커져
SMR은 폭증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포함해 대용량 안정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이 잇따라 SMR 전력 구매 계약을 추진하면서 시장이 열리고 있다. 현재 SMR 시장에선 홀텍과 뉴스케일파워, X에너지, GE히타치, 웨스팅하우스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홀텍과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를 각각 SMR 1세대 선도 기업으로 선정하고 각각 4억달러씩 연방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일주일 새 캐나다, 체코, 아르메니아 등도 차세대 원전으로 SMR 도입 계획을 발표하거나 확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 수 있는 글로벌 원전 시장 영토가 넓어지고,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GE히타치와 협력을 확대하고,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유럽, 동남아 등 원전 공략에 나섰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미국 X에너지의 4세대 SMR ‘표준화 설계’를 국내 최초로 수주했다.
◇韓 원전 건설… 왜 대체 불가능인가
한국 건설사의 원전 시공 능력은 글로벌 무대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공급망으로 꼽힌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등에서 유일하게 ‘정해진 예산 내(On Budget), 정해진 기한 내(On Time)’ 완공하는 시공 능력을 입증했고 국내 원전 사업에 장기간 참여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과 시공 능력이 뛰어난 한국의 파트너십은 미국 시장을 필두로 유럽 등 다른 지역 동반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금 SMR 경쟁은 1960년대 원전 산업 초창기와 비슷하다”며 “1호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 표준을 선점한다면 주문이 몰릴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SMR, 홀텍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을 약 100분의 1로 줄인 소형 원전. 도시나 공장 등 전력 수요지와 가까운 곳에 세울 수 있고 건설 기간도 짧은 차세대 원전이다. 홀텍은 1986년 미 플로리다주에 설립된 원자력 전문기업으로, 원전 설계·재료·제조 등 핵심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SMR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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