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과 학대 사이 [생명과 공존]

2026. 5.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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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18일 충남 아산의 한 고양이 카페에서 동물권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훈육 명목으로 3.5㎏ 강아지의 턱을 눌러 다치게 한 애견유치원 원장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람이나 다른 개를 물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그 방법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인정될 수 있는 훈육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유죄를 확정했다.

훈육과 학대는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는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가해 부모나 교사는 언제나 '훈육'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아동이나 동물은 적절한 훈육과 지도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나 불쾌감을 주는 통제 행위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불가피한 통제'의 기준이 무엇인지, 어느 수준부터 학대로 보아야 하는지 사람들의 생각은 제각각 다르다.

특히 동물의 경우는 판단이 더 어렵다. 동물의 훈육 방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 차이는 훨씬 크다. 동물은 말로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물리적으로 제압하고 복종시키는 '서열 훈련'이 여전히 통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줄을 강하게 당기거나 발로 차는 식으로 반려견을 교정해 '어둠의 개통령'이라 불렸던 훈련사를 두고도 '잘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한 적절한 훈육방법'이라며 옹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동물도 아이도 적절한 지도 없이는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 어렵다. 학대의 외연이 지나치게 확장되면 정상적인 훈육마저 위축될 수 있고, 그 부담은 결국 보호자와 교육자, 나아가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 훈육을 위축시키는 방향이 언제나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의심 없이 반복되는 학대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우리의 사회적 합의가 학대의 범위를 넓혀가는 흐름에는 분명한 의의가 있다. 과연 불가피한 통제인지,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들이 정말로 당연한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21년 민법 개정으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되었다. 오랜 사회적 논의 끝에 부모의 체벌권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법제화되었지만, 여전히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결국 필요한 것은 한 번의 입법이나 판결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논의다. 어디까지가 적절한 훈육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동물에 대해서는 아직 성숙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훈육과 학대 사이의 선은 그 건강한 논의가 이어질 때 비로소 뚜렷해질 수 있다.

이장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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