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계투부터 4승 선발투수까지···황동하의 변신은 '무죄'
선발 ERA 2.35·피홈런·볼넷도 줄어
대체선발 마인드에서 진짜 선발로

투박한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는 당당한 토종 선발이 등장했다. 황동하가 강직한 투구로 호투를 이어가면서 KIA 마운드의 균열을 메꾸고 있는 것이다.
황동하는 직전 등판 경기인 14일 두산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QS를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무려 4승 행진으로, 팀 내에서 올러와 함께 승수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황동하는 이번 시즌 선발감으로 낙점해놓은 투수는 아니었다. 2026시즌 시작 당시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의리-올러-양현종-김태형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황동하는 롱릴리프이자, 중간계투 역할을 맡으며 팀의 부족한 이닝을 보충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선발로 자리잡은 지금 오히려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황동하의 피칭을 살펴보면 계투 시절과 선발 시절이 극명하게 갈린다.

황동하는 “좋은 상상을 많이 했고 준비를 너무 잘했다 보니 마운드에서 이렇게 활약할 수 있었다”며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그냥 타자와 승부만 생각한다. 스트라이크만 던지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기교있는 공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타도 맞고, 홈런도 자주 맞는다. 오죽하면 지금까지 9개의 피홈런으로 2026시즌 피홈런 1위다. 하지만 경기당 볼넷이 평균 0.9개 수준으로 볼넷을 잘 주지 않고 존 안에서 승부를 본다는 점이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인다.
황동하는 “타자가 치게끔 던지려 한다. 볼을 던져봤자 투구 수도 늘고 야수도 힘들어한다. 오히려 템포도 더 빠르게 한다”며 “고등학교 시절에는 템포를 빠르게 던지기만 하면 알아서 죽어줬다. 지금은 워낙 상대의 수준이 다르다 보니 구위를 끌어올리고 신경쓸 부분도 많아 더욱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선발을 뛴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관리가 들어가고 있지만 아쉬움은 없다.
그는 “투구 수나 이닝 욕심도 당연히 있고 저번 롯데전에서 선발로 나섰을 때에도 6회를 마치고 투구 수가 75개 정도였을 때 교체돼서 좀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며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정말 잘 던지는 투수고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였으면 교체될 일도 없었고 더 이닝을 길게 끌어가지 않았을까 싶어 크게 마음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선발 각성의 배경에는 이범호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지난 2024년도와 2025년도에 저한테 ‘너무 욕심이 없어 보인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당시에는 그냥 별 생각 없이 ‘내가 무슨 욕심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었다”며 “하지만 이번 시즌 진짜 선발 투수로 뛸 기회가 왔을 때 이번에는 저도 욕심을 한번 내고 싶었다. 경기 전날 자기 전에도 ‘내가 이닝을 끌어가 보자’ ‘내가 진짜 저질러 보자’와 같은 생각으로 욕심을 내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마인드도 장착했다. 대체 선발의 마음에서 진짜 선발투수의 마음가짐으로 교체하면서 더욱 어깨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황동하는 “대체선발로 나섰을 때는 그냥 ‘5이닝만 던져주면 알아서 뒤에서 막아준다’는 생각에 4~5이닝만 던져도 스스로 좀 만족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거 없이 스스로 이닝을 끌고 나가야 하는 책임감도 있고, 제가 이 경기를 잘 던져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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