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자상 입고 우울증 겪어 광주서 출동 많은 지구대 발령 일선 경찰 정신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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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현장에서 중상을 입었던 광주 경찰관이 외상 후 스트레스(PTSD)와 우울증세를 겪다 끝내 숨지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광주경찰청은 현장 출동에 트라우마를 호소하던 경찰관을 광주에서 가장 출동 건수가 많은 지구대로 발령낸 것으로 드러나 인사 배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18일 광주서부경찰 모 지구대 소속의 A(53) 경감이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A경감은 지난 13일 광주시 북구의 한 정신과 병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닷새 만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A경감은 지난 2024년 4월 19일 광주시 남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출동했다가 부상을 입었다. 당시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를 손으로 막다가 자상을 입고 뒤로 넘어져 크게 다쳤고, 이후 뇌진탕 진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경감은 사건 당시 기억이 남아있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A경감은 사건 이후 우울증세와 트라우마를 호소했지만, “병가가 길어지면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며 4개월여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일반적으로 외상 사건을 겪은 경찰관은 최소 6~7개월의 회복 기간을 가지지만, A경감은 충분한 정신과 치료 없이 복귀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이후 A경감은 현장 출동 건수가 적은 광주동부경찰로 발령나기를 희망했으나, 광주경찰청은 지난해 A경감을 광주서부경찰 B지구대로 발령낸 것으로 확인됐다.
B지구대는 지난해 전체 출동 건수만 2만3974건으로 광주지역 지구대 중 가장 현장을 자주 출동하는 곳이다. 기존 근무지였던 지구대(9560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었다.
동료 경찰들은 “B지구대는 출동이 유독 많고 강력 사건 비중도 높은 곳”이라며 “현장 대응 과정에서 A경감이 이전보다 많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후 A경감은 동료들의 권유에 따라 지난 13일 정신과 병원에 입원했고, 입원 당일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경감은 평소 국가관이 강하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며 “우울감이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면 인사나 근무 조정에서 배려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끝까지 혼자 감당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현재 순직 인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무 수행 중 사망이 아닌 데다 트라우마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점이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경찰들의 정신적·육체적 피해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경찰청 2024 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경찰 공상자는 2020년 1591명, 2021년 1190명, 2022년 1597명, 2023년 1625명, 2024년 1621명으로 매년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경찰관도 최근 5년간 매년 20명대를 유지했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찰관은 2021년 24명, 2022년 21명, 2023년 24명, 2024년 22명, 지난해 25명이었다. 경찰청 심리 치유 기관인 마음동행센터 이용 인원 역시 2019년 6183명에서 지난해 1만6923명으로 크게 늘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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