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인천의 선택, 미래를 묻다] ② 인천시장 후보 미래비전 ‘격돌’

유정희 기자 2026. 5. 1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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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확장·압축… 3인 3색 ‘도시 재설계’ 청사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지는 인천시장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지난 1편 '20문20답'에 이어 두 번째 순서로, 이번에는 후보들이 내놓은 군·구별 맞춤형 공약을 통해 인천의 미래 청사진과 지역별 승부처를 들여다본다. 오는 7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앞둔 만큼 이번 선거는 인천 도시 구조와 발전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여야 인천시장 후보 공약·전략 비교
오는 7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앞두고 치러지는 6·3 인천시장 선거가 사실상 '도시 재설계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영종·검단·송도·원도심의 미래 청사진을 놓고 후보별 색깔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시장 선거는 서구가 서해구와 검단구로 분리되고, 중구·동구가 영종구와 제물포구로 재편되는 대규모 행정체제 개편 직전 치러지는 첫 선거라는 의미를 갖는다. 시민사회에서는 '향후 10년 인천 도시 구조를 결정하는 선거'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는 '신산업 중심 성장'과 '원도심 재생'을 동시에 내세웠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인천국제자유특별시'와 '수세권 도시'를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는 바이오·GTX 중심 압축 성장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교통·개발 공약이 반복되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각 후보의 도시 철학은 분명히 갈린다.

박 후보가 공공성·균형발전에 무게를 뒀다면, 유 후보는 국제도시 브랜드와 대규모 개발, 글로벌 투자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첨단산업 중심의 젊은 도시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종-신도 평화도로
■ '영종·제물포구를 잡아라'…균형발전 vs 국제도시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하나는 새롭게 출범하는 영종구·제물포구다. 인천국제공항 배후도시와 쇠퇴한 원도심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

박찬대 후보는 영종병원 설립과 GTX 연결 확대, 영종 트램 조기 추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종국제도시의 고질적 의료 공백 문제와 교통 불편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내항 1·8부두 재개발, 동인천역 일대 재정비 사업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 측은 "영종은 국제도시지만 생활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고, 제물포는 원도심 쇠퇴가 심각하다"며 "신도시와 원도심을 함께 살리는 균형발전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정복 후보는 영종 해양휴양 수세권과 공항경제권 특별법을 전면에 내걸었다. 영종을 글로벌 관광·MICE·항공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고, 민선 8기 추진했던 '제물포르네상스'와 연계해 해양문화 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공항경제권 특별법을 통한 투자 유치와 규제 완화, 국제업무·관광·물류 기능 집적을 통해 인천 성장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후보는 "인천의 미래 먹거리는 바다와 공항"이라며 글로벌 경제도시 전략을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내항 재개발과 GTX 연계 교통망 확충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박 후보가 생활 기반 회복과 공공 인프라 확대를 강조한다면 유 후보는 글로벌 투자와 도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문학경기장 전경.
■ 원도심 승부수…K-컬처 아레나 vs 생활형 도시재생

원도심에 대한 도시재생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방식에서는 세 후보의 방향이 극명하게 갈렸다.

박찬대 후보는 미추홀구 문학경기장을 5만석 규모의 K-컬처 아레나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꺼내 들었다. 공연·전시·스포츠를 결합한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해 원도심 경제를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주안~송도선 신설과 도화·주안 재정비사업 확대 구상도 밝혔다. 이른바 '제문부(제물포·문학·부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원도심 재생과 균형발전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유정복 후보는 학익유수지를 시민 친화형 호수공원으로 조성하고 용현서창선(가칭 인천4호선)을 연결해 교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단순 개발보다 정주 여건 개선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수변 공간과 녹지축을 연계한 친환경 도시 재생과 교통망 확충을 통해 원도심 생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추홀·용현·학익 일대를 수변 친화형 생활권으로 재편하고 생활SOC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도시 구조를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형, 유 후보는 실생활 체감형 공약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바이오 R&DP센터.
■ 송도·연수 '미래 전쟁'…'ABC+E' vs '수세권 워터프런트'

연수구는 세 후보 모두 공약이 가장 집중된 지역이다. 송도국제도시와 바이오 산업, GTX·철도망이 동시에 얽힌 핵심 전략지이기 때문이다.

박찬대 후보는 'ABC+E 신산업 클러스터'를 내세웠다. AI·바이오·배터리·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송도·남동·청라 축으로 연결해 첨단산업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인천도시철도 3호선 신설과 해상풍력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송도를 중심으로 바이오·AI·친환경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구개발(R&D)과 기업 유치를 연계해 미래산업 거점 도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국제업무 기능과 첨단산업 기반을 동시에 강화해 '대한민국 미래산업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박 후보 측 설명이다.

유정복 후보는 송도 워터프런트 확대와 수세권 조성, 인천1호선 연장, 트램 신설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제도시 브랜드 강화와 정주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주거·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해 서울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송도를 국제업무·관광·MICE 산업이 집적된 세계적 경제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이기붕 후보는 '바이오 소부장 글로벌 허브'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중심의 기존 바이오 생산기지를 소재·부품·장비 산업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수구 표심은 결국 바이오와 교통 경쟁력, 서울 접근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평 캠프마켓 D구역.
■ 남동·부평 발전 해법 엇갈려…첨단산단 vs 생활복지

남동구에서는 노후 산업단지 재편 문제가, 부평구는 캠프마켓 활용 방안이 각각 최대 현안이다.

박찬대 후보는 인천 신항~남동산단~검단을 연결하는 동부간선도로 신설과 제2경인선 조기 착공을 내세웠다. 남동산단을 첨단 제조 기반 산업단지로 전환하고 광역 교통망 확충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유정복 후보는 소래생태습지 중심의 생태 워터프런트 조성과 인천2호선 서창·논현 연장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소래포구 관광 활성화와 생활SOC 확충을 통해 산업·주거·생태가 공존하는 복합 생활권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또 캠프마켓 부지를 대형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부평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문화·공원·역사 기능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구상이다.

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시민 문화·휴식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부평 원도심 재도약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유 후보는 캠프마켓을 굴포천 수변 공간과 연계해 시민 친화형 생태공간으로 재정비하고 생활권 녹지를 확대해 도심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공공돌봄 인프라와 생활체육·복지시설을 확충, 노후 주거지 생활환경 개선 등을 통해 주민 체감형 생활복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5호선 검단 연장 청신호.
■ 검단·청라 표심 어디로…GTX 경쟁 속 교통 접근성 승부

신설되는 검단구와 서해구는 서울과 인천도심으로의 교통 접근성이 최대 쟁점이다. 실제로 검단신도시 입주민 사이에서는 "출퇴근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박찬대 후보는 GTX-D·E와 서울5호선 검단 연장, 청라~신월 고속도로 지하화, 중부간선도로 신설 등을 약속했다. 검단·청라 지역의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와 서울 접근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여기에 광역도로망 확충과 철도 연계를 통해 신도시와 원도심 간 이동 시간을 줄이고, 서북부 생활권을 하나의 광역 교통축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유정복 후보 역시 GTX-D·E와 7호선 청라 연장, 서울5호선 연결을 공약했다. 여기에 청라 수세권 조성과 나진포천 복원 사업을 추가했다.

또 청라를 국제업무·금융·의료 기능이 결합된 미래형 자족도시로 육성하고, 스타필드·의료복합타운 등 대형 개발사업과 연계해 수도권 서부권 핵심 성장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교통 공약 자체는 비슷하지만 박 후보는 도로망 확충과 교통난 해소에, 유 후보는 국제업무·수변도시 이미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붐비는 연안여객.
■ 강화·옹진 민심 공략…생활밀착형 vs 관광·해양 전략

강화군과 옹진군에서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찬대 후보는 서울5호선 강화 연장과 서해평화도로 국도화, 24시간 조업 허용, 농어민 수당 인상, 인천형 햇빛연금 도입 등을 제시했다. 접경지역과 농어촌 특성을 반영한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옹진군에는 해상풍력 이익공유제와 연안여객선 현대화를 공약하며 주민들이 에너지 수익을 직접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유정복 후보는 강화 남단 관광벨트 조성과 역사·문화·생태 자원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 전략을 내세웠다. 옹진군에서는 섬마을 박물관 건립과 해양관광 콘텐츠 개발 등을 약속했다.

특히 '아이 바다패스'를 기반으로 섬 지역 교통 접근성을 높여 정주 여건 개선과 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 '인천의 다음 10년' 누가 설계하나?

행정체제 개편을 앞둔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에 대한 평가와 검증을 넘어 인천의 미래 도시 구조와 성장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찬대 후보가 원도심 재생과 첨단산업 육성을 결합한 '균형 성장형'을 내세웠다면, 유정복 후보는 국제자유특별시와 공항·수변 개발 중심의 '글로벌 확장형', 이기붕 후보는 바이오·GTX 중심의 '압축 성장형' 전략으로 차별화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누가 더 많은 공약을 내놨느냐보다 '어떤 도시 철학으로 인천의 다음 10년을 설계할 것인가'에 따라 유권자 선택이 갈릴 전망이다.

유정희 기자 r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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