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웃음소리' 北 내고향, 나이키-아디다스 형광 축구화로 풀무장…15분 공개훈련, 긴장-무표정 사라졌다

[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 땅에서 밝은 표정으로 결전을 준비했다.
리유일 감독이 이끄는 내고향축구단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 수원FC 위민과의 남북 맞대결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최종 담금질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후 4시께 시작 예정이었던 이날 공개 훈련을 위해 내고향 선수단은 단체 버스를 타고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장에 빼곡히 몰렸던 취재진이 훈련장까지 대거 이동하자 AFC 측은 중앙 스탠드를 기준으로 공간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한쪽에는 언론사 취재진을, 반대편에는 내고향 선수단을 배치하며 동선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북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자 취재진 전원을 스탠드 위쪽으로 이동시켜 선수단과 최대한 거리를 두게 했다.
방남 초기부터 외부 노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경직된 분위기를 유지해왔던 북한 측은 이날만큼은 사전에 합의된 15분 동안 별다른 제지 없이 취재를 허용했다. 공항 입국 당시 검은 정장 차림 속에 굳은 표정과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했던 선수들도 잔디 위에 올라서자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검은색 바탕에 형광 핑크색이 강렬하게 섞인 트레이닝복 차림의 선수들 발끝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선수단 전체가 착용한 형광색 외제 축구화 역시 줄지어 시야에 들어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취재진에 공개된 15분만큼은 과거 북한 팀 특유의 엄숙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수들은 장비를 정리한 뒤 사이드라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코칭스태프의 수신호에 맞춰 차례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경기장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은 동료들과 밝게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한층 여유롭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2인 1조 스트레칭과 러닝 훈련이 본격적으로 이어지자 훈련장 공기는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선수들은 일제히 우렁찬 목소리로 숫자를 복창하며 힘차게 기합을 넣었다.
약 10분 동안 가볍게 몸을 푼 내고향 선수들은 이후 그라운드 전역으로 퍼져 4개 조로 나뉜 채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는 훈련에 돌입했다. 이때만큼은 웃음기를 지운 채 차분하게 패스를 이어가며 높은 집중력을 드러냈다.
철저하게 차단된 보안 속에서도 선수들의 자유롭고 활기찬 움직임은 현장 취재진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약속된 15분이 지나자 현장을 통제하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지시에 따라 기자들은 급히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정리했고, 거대한 차단막이 둘러쳐진 훈련장 밖에서는 다시 삼엄한 경계 분위기와 마주해야 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리유일 감독은 남북 맞대결을 둘러싼 외부 관심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받은 국내 민간단체들의 공동응원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오직 승부 자체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단호하게 밝혔다.
“우리는 철저하게 축구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곳에 왔다. 오직 내일 경기와 앞으로 이어질 승부에만 모든 전력을 집중하겠다. 응원단과 관련된 문제는 우리 선수들이 고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정부 부처로부터 현금을 지원받은 국내 단체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정작 응원이 절실한 홈팀 수원FC 위민은 철저하게 외면받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