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스타벅스 탱크데이 공분: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후폭풍…신세계 계열사 불매 확산

정희윤 기자 2026. 5. 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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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대국민 사과 나섰지만
‘희생자·유가족 조롱’ 비난 확산
전땅크·박 전 대통령 수감번호 등
숨은의미 해석 더해져 논란 증폭
텀블러·굿즈 등 폐기 인증 잇따라
과거 ‘멸공’ 발언까지 재조명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SNS 상에 유포되고 있는 스타벅스 불매 마크. /스레드 캡쳐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대표이사 해임과 임직원 징계 방침까지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온라인 여론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공식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 홍보 과정에서 사용된 '탱크데이'라는 표현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였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를 동시에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급속도로 퍼졌다.

논란은 각종 '숨은 의미' 해석이 확산되면서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베벅스 사건 총정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탱크데이'라는 표현이 광주학살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의 별명인 '전땅크'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사 제품 용량을 둘러싼 해석도 이어졌다. 일반 텀블러 제품군에서 흔히 사용하는 500㎖나 530㎖ 대신 503㎖ 용량이 적용된 것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감번호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각종 숨은 의미 해석이 확산되면서 논란은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은 SNS에 올라온 '일베벅스' 관련 게시물. /SNS 캡쳐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스타벅스 컵이나 텀블러, 기타 굿즈를 부순 후 인증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스타벅스 선불 충전 카드나 기프티콘 환불 내역을 인증했다. 또한 '일베벅스'(일베와 스타벅스의 합성어)라 부른다거나 스타벅스 불매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스타벅스 '탱크데이'논란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 /SNS 캡쳐

다만 이 같은 주장들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별도의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도 일부 해석은 온라인상 추정과 과잉 해석이 혼재돼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럼에도 논란 자체가 갖는 상징성과 민감성이 큰 만큼 여론 악화는 쉽게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소비자 반응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SNS에는 "스타벅스뿐 아니라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 이용도 중단하겠다"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신세계 계열사 리스트'를 공유하며 집단 불매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과거 정용진 회장의 '멸공' 발언 논란까지 다시 소환되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 문제를 보여준다"는 비판 여론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그룹 차원의 사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역사적 아픔에 대한 감수성과 인식이 부족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CK컴퍼니의 손정현 대표를 즉각 해임한 데 이어 행사 기획과 승인 과정에 관여한 임직원 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했다. 또 계열사 전반의 마케팅 검수 체계와 내부 심의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영령과 광주 시민을 조롱한 부도덕한 마케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광주 시민사회단체들도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이벤트 논란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과 브랜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기업의 상품보다 가치관과 사회적 책임을 더 엄격하게 본다"며 "특히 5·18과 같은 역사적 상징성을 건드린 만큼 단기간에 수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