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18 기념일이 ‘탱크데이’라는 스타벅스 막장 마케팅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손정현 대표를 비롯해 관련 임원을 해임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는데, 사후약방문 격이다. 가장 강력한 징계라고 하지만 이미 때가 지난 후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 됐다.
스타벅스는 명칭이 ‘탱크’인 텀블러를 세트로 구매 시 원래 가격의 10-21% 할인해 판매한다며 홍보물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한 것이다. 탱크와 장갑차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들을 향해 자행된 국가폭력, 무력진압의 상징이다.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 역시 독재정권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뱉었던 파렴치한 거짓말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차용했다. 명백히 조롱했다. 모욕이다.
광주 지역사회는 격앙했다. 5·18기념재단은 성명을 내 “역사적 아픔을 가볍게 소비하고 희화화한 무감각한 태도”라고 강력 규탄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도 “경영진의 편향된 인식이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분노를 표했다.
절대 용납못한다. 표현의 자유도, 이벤트도 아니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의 논리와 닮았다. 굉장히 유감스럽다. 사회적 범죄다. 사법적 판단까지 물어야 한다. 광주의 수많은 피와 땀 위에 세워진 민주주의다.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스타벅스의 인면수심에 비난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에서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대충 넘어가 보려는 요량이라면 오산이다. 사안의 엄중함을 통감해야 한다.
정용진 회장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으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직접 사과했다. 신세계그룹은 약속대로 이번 사태의 발생 경위 파악 등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시민, 그리고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받았다. 말 뿐인 사죄에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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