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일회담서 뜬 동해안 에너지벨트…포항 산업지도 바뀌나
AZEC 연계 가능성 부상…TK 경제안보 거점 부각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정상회담에서 LNG·원유 협력 확대와 공급망 공조 강화에 합의하면서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산업벨트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향후 한일 에너지 협력이 실제 투자와 산업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산업벨트가 동북아 에너지·수소·첨단소재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에너지 공급망 협력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에너지 안보 협력이 외교·경제안보 핵심 의제로 격상되면서 동해안 LNG·수소·철강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며 "LNG 및 원유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원유 수급 및 비축 관련 정보공유와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공급망 위기를 겪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고 양국은 한일·한미일 협력과 함께 한중일 공통이익 모색 중요성에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올해 1월 일본 나라현 회동 이후 넉 달 만의 회담으로, 한일 셔틀외교 정착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원유 공동비축과 LNG 협력, 에너지 안보 협의체 구성 가능성 등이 사전에 거론되면서 산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해상 물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원유·LNG 공급망 확보가 경제안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북 동해안 산업벨트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포항은 철강·이차전지·수소 산업 기반이 집적된 국내 대표 산업도시다.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환동해 물류망과 연결되는 입지까지 갖추고 있어 향후 에너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거점 역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포스코를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추진되는 가운데 일본 역시 수소·암모니아 혼소와 저장·운송 기술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한일 협력이 철강 탈탄소와 수소 공급망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와의 연계 가능성도 관심사다.
AZEC는 LNG와 수소, 암모니아, 차세대 전력망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 간 에너지·산업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구상이다. 표면적으로는 탄소중립 협력이지만 실제로는 경제안보 전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이 향후 AZEC 협력에 적극 참여할 경우 동해안 LNG 저장기지와 수소 인프라, 이차전지 소재 산업 등이 연쇄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해안 LNG 벨트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포항·울산·삼척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축은 LNG 저장기지와 발전소, 항만 시설이 집중된 국내 핵심 에너지 거점이다.
비상시 공동비축과 공급망 공동 대응 체계가 현실화될 경우 동해안 저장·운송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실제 공동비축 규모와 제도화 수준, 민간 투자 연계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한일 협력이 확대될 경우 공급망 의존도 문제와 기술 경쟁, 산업 주도권 확보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안동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가 과거사 중심 갈등 구도에서 공급망·에너지·경제안보 중심 협력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 고향인 안동에서 회담이 열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하회마을과 선유줄불놀이 등 전통문화를 배경으로 한 이번 일정은 문화외교 성격과 함께, TK를 국가 전략산업 축으로 연결하려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