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순익 1.2조 독주 속 교보·한화 약진···실적 키워드 '건보·투자'
삼성 1위 수성, 한화·교보 이익 기반 확대
신한라, 채권 평가손실 반영에 순익 감소
K-ICS 비율, 삼성·신한 200% 넘어 '안정'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2026년 1분기 IFRS17 체제 안착과 함께 대체로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 이른바 생보 빅4의 실적을 관통하는 올해 1분기 핵심 키워드는 건강보험 중심의 보장성 신계약 확대와 시장 금리 및 증시 변동성에 따른 투자손익 차별화로 요약된다. 전통적인 종신보험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고령화 추세에 맞춘 제3보험인 건강 암 간병보험 시장을 선점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방어한 결과에 따라 회사별 순이익 흐름은 차이를 보였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계약마진(CSM) 부문에서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은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CSM은 IFRS17 제도 아래서 보험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꼽힌다. 삼성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848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3% 증가했다. 미래 마진 누적분인 보유 CSM 잔액은 2025년 말보다 4000억원 늘어난 13조 6000억원에 달해 업계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전속 설계사 수를 연초 대비 1500명가량 늘리며 총 44400명의 영업력을 확보한 점도 신계약 마진 확보에 기여했다.
보장성 상품 중심의 체질 개선 경쟁 가속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역시 보장성 상품 중심의 체질 개선 효과를 거두었다. 교보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4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6% 성장했다. 암보험 간병보험 등 마진율이 높은 보장성 중점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해 1분기 말 기준 누적 CSM은 2025년 말보다 2.7% 증가한 6조 686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생명도 1분기 신계약 CSM이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6109억원을 나타내며 미래이익지표인 보유계약 CSM은 8조 9209억원까지 늘어났다.
신한라이프는 상대적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연납화보험료(APE)는 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357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세부 포트폴리오에서 보장성 보험 APE가 2978억원으로 감소하고 저축성 보험 판매가 늘어났다. 신한라이프의 보장성 신계약 CSM은 3629억원을 기록했으며 전체 누적 CSM은 전 분기 대비 2.2% 증가한 7조 7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 성과가 당기순이익 희비 갈라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의 외형 변동을 직접적으로 견인한 것은 자산운용 성과인 투자손익이었다. 삼성생명의 1분기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여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5.5% 늘어난 1조 2729억원의 투자손익이 주효했다. 운용자산 규모의 안정성에 더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배당수익과 주요 자회사 및 연결 대상 법인들의 순이익 확대가 반영된 결과다. 자본 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도 2025년 말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210%까지 끌어올렸다.
투자 다각화 및 해외 실적 방어 돋보여
교보생명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7% 증가했으며 별도 기준으로도 3301억원을 거두었다. 교보생명의 1분기 별도 기준 투자손익은 2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시장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채권을 적절히 교체 매매하고 우량 자산을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점이 작용했다.
한화생명 역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했으며 별도 기준으로도 103% 급증한 247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비롯한 법인보험대리점(GA) 종속법인이 23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국내 금융 종속법인이 1457억원 해외 주요 종속법인이 4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태며 실적을 지지했다. K-ICS 비율은 전 분기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162% 수준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에 따른 신한라이프 채권 평가손실
신한라이프는 1분기 채권시장 환경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시장 금리가 예상을 깨고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평가손실이 확대되어 금융손익 악화로 이어졌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이익은 103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1652억원 대비 37.6% 감소했다. 고금리에 따른 금융손익 부진 외에도 실제 발생한 손해액과 예상 손해액의 차이를 뜻하는 보험금 예실차가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전 분기 반영되었던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소멸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자산수익률(ROA) 0.71%와 자기자본이익률(ROE) 6.57%를 기록했다. K-ICS 비율은 금리 변동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5.4%포인트 하락한 200.6%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 실적 안착을 위한 보유 CSM 관리 과제
한편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및 투자 부문 실적은 매 분기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형 생보사의 기초 체력은 결국 보험손익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확보해 둔 대규모 신계약 CSM 및 보유 CSM 잔액이 향후 실제 손익계산서상의 보험서비스손익 개선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실현되는지가 장기 실적 흐름의 향방을 가를 궁극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보험계약마진(CSM): 보험계약 체결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 지급여력비율(K-ICS):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었을 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 연납화보험료(APE): 모든 보험계약의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반영한 수치로, 보험사의 신계약 영업 규모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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