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꾼 전술… 전쟁의 미래가 보인다
미 공군 과학기술 전략 설계자가 예측한 전쟁 변화
AI 시대, 전쟁의 미래(조지 M 도허티 지음·유강은 옮김/ 김영사/ 472쪽/ 2만 6800원)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쟁의 문법도 달라졌다.
군사기술 논픽션 작가이자 미국 공군의 과학기술 전략 수립을 구축했던 저자가 그 변화의 과정을 풀어냈다.
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동에서 새로운 현대전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한밤중에 자폭 드론이 방공망을 뚫고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가 하면 정밀 유도미사일이 수백 곳의 표적을 동시다발로 공격한다. 보병의 어깨에 들린 값싼 소형화기로 수천억 원이 넘는 스텔스 전투기를 격추하는 영화 같은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AI와 로봇공학의 놀라운 발전이 자리잡고 있다.
책은 니콜라 테슬라의 원격조종 전함부터 스탈린의 무인전차 '텔레탱크', 히틀러의 로켓 추진 정밀폭탄까지 100년 전 시작된 로봇 무기의 계보를 보여준다. 특히 기동성, 정밀성, 화력이라는 전쟁의 패러다임이 오늘날 어떻게 진화해서 전장에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또 향후 로봇 무기의 잠재력을 강화한 새로운 전투 교리가 개발되고, 혁신적인 무기 설계가 진행되면 본격적으로 두 번째 로봇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한다.
아울러 기동성, 정밀성, 화력이라는 전쟁의 핵심 요소가 오늘날 어떻게 진화해서 전장에 활용되고 있는지 역사·군사적 관점에서 제시한다.
저자의 전문가적 식견은 2장에서 두드러진다. 전통 시대의 경우 어떤 무기 체계를 확실하게 제압하려면 비슷한 크기의 무기 체계를 운용해야 했다. 하지만 로봇 정밀무기가 나타나면서 규모 경쟁은 쓸모가 없어졌다. 자폭 드론을 비롯한 값싼 소형 정밀유도무기가 천문학적인 가격의 전통적인 군사 무기 플랫폼(탱크, 군함, 전투기)을 표적으로 삼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무기의 정밀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명중률이 올라간다는 차원을 넘어 전투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이에 정밀무기가 지배하는 전쟁에서는 전력을 대규모로 집결시키는 것보다 은폐하고 분산하는 회피 능력이 더 부각된다.
아울러 저자는 전통적 무기 플랫폼이 로봇공학을 토대로 앞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한 형태로 구축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통 플랫폼은 인간 운용자의 탑승 고려가 필수적이어서 비효율적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군사 플랫폼이 기존의 형태를 고수할 필요가 없게 된다면 설계과정에서 엄청난 자유가 주어지게 된다.
전술 관련 전문적 지식과 함께 삶 속에 스며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정보들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책은 밀리터리 마니아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우리 시대의 전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도와줄 것이다. 또 로봇 무기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시민들과 군사 정책 리더들로 하여금 로봇 무기의 통제와 책임 구조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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