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맛’부터 ‘단짠단짠’까지…한국 거주 외국인의 ‘K-푸드’ 맛은?
미디어는 ‘매운맛’…설문에선 ‘다양성’ 꼽아
라면도 현지식으로 변주…맞춤형 상품 기대
소스는 고추장보다 ‘간장’, 활용은 면·파스타

2019년 한국에 온 프랑스 유학생 마리엘 보르도씨(28)가 가장 먼저 맛본 한국 음식은 김치나 떡볶이가 아닌 짜장라면과 밑반찬이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로 한국 음식 하면 매운맛을 먼저 떠올렸는데, 실제로 유학하며 가장 많이 느낀 맛은 고소함과 짠맛, 단맛이었다”고 말했다.
한식은 해외에서 대체로 ‘매운맛’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맛본 외국인은 한식의 특징이 ‘다양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픈서베이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K-푸드 트렌드 리포트’를 18일 공개했다. 오픈서베이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과 함께 국내 거주 다국적 유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4월16~20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거주 후 인식한 K-푸드의 특징으로는 ▲풍성한 반찬과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류 등 다양성(52명) ▲예상치 못한 단맛과 짠맛(40명) ▲나눠 먹는 공동체 문화(18명) 등이 꼽혔다. 네덜란드 출신 응답자는 “미디어 영향으로 떡볶이나 라면 같은 패스트푸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수많은 반찬과 국물 요리 등 다양성에 놀랐다”고 밝혔다.

출신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서구권은 쓴맛(45.7%)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고, 단맛(30.4%)과 짠맛(32.6%)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식사 메뉴에서 단맛이 느껴질 때 거부감이 컸다. 아시아권은 매운맛(46.7%)과 짠맛(20.0%)의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특정 맛이 지나치게 클 때 불편함을 느끼는 등 ‘맛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겼다.
떡볶이는 매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특히 응답자들은 쫄깃한 질감을 낯설어했다. 오픈서베이는 “국가별 식문화 맥락에 맞춘 매력을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권은 해산물·채소·향신료와 결합하는 방식이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응답자는 해산물을, 말레이시아 응답자는 채소·두부·어묵을, 인도 응답자는 가염버터를 예로 들었다.
또한 국물을 없애거나 자국의 식사 방식으로 조리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포르투갈 응답자는 파스타처럼 건식으로 조리하고, 케냐 응답자는 조리 중 볶은 케일을 곁들였다. 응답자들은 해외 수출용 라면에 대해 ▲현지 향신료 브랜드와 협업 ▲건면 형태 출시 등을 제안했다.

앞서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마리엘씨는 “프랑스 대도시 중 하나인 리옹의 아시아마트에서 한국의 매운맛 제품과 소스는 5개 이상이지만, 된장과 간장은 한두개에 그쳤다”며 “한국이 한식의 세계화에 나서려면 조미료를 더 다양하게 갖춰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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