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사고 접수·언어 통역·과실 판단…현장 곳곳 AI 에이전트 이식
차 수리부터 병원 안내까지
블랙박스 분석 기능도 준비 중
심사업무 효율 높아질 듯

DB손해보험은 올해를 인공지능(AI)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업무 현장에서 활용할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통역 전문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데 이어, 보험금 청구를 돕는 AI 에이전트도 투입해 고객이 보험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차량 사고가 나면 과실 수준을 판단하는 AI 기술을 도입하는 준비에도 한창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월부터 보험금 청구 및 지급 절차를 돕는 ‘AI 로보텔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SDS와 함께 개발한 이 AI 에이전트는 음성언어를 문자로, 문자를 음성언어로 변환해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고객들은 오래 대기할 필요 없이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면서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절차를 밟아갈 수 있다.
자동차 사고 접수를 하면 30분 안에 AI 에이전트가 그 후 필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안내해준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시작으로 차량 수리를 맡은 정비공장 정보, 치료 내용, 병원 정보 등 각종 정보를 손쉽게 입력하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모은 기초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보험금 지급이 이뤄진다.
장기보상을 청구하는 것도 쉬워진다. 담보별로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자세히 안내한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내용도 곧바로 알려준다. 비대면 서식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은 전화 통화를 통해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는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고객이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모든 보상과정의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구현했다”며 “투명하고 신속한 보상 체계로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은 외국인을 겨냥한 통역 전문 AI 에이전트(다국어 통역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이 AI 에이전트는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 상담의 모든 과정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여러 언어로 실시간 통역한다. 글로벌 AI 업무위탁(BPO) 기업 유베이스와 함께 개발해 지난해 말부터 운영 중이다.
DB손해보험은 이 에이전트를 도입함으로써 외국인 고객의 상담 대기시간을 줄여가고 있다. 상담사들도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완전 판매 여부를 점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2019년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외국어 3자 순차통역 서비스를 도입하고, 2022년 고령자를 위한 미러링(화면 공유) 방식의 텔레마케팅 계약 절차를 개발하는 등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AI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한창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사고가 나면 블랙박스에 기록된 영상을 AI가 곧바로 분석해 과실비율을 산정하는 시스템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해당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심사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차량 사고에 관한 손해보험을 심사할 때는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블랙박스에 기록된 영상을 확인해 과실비율을 판정한다.
DB손해보험은 앞으로 AI를 업무 현장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전략혁신본부 산하 조직인 데이터전략파트를 AI전략파트로 변경하고, 전문 자문회의기구인 AI 임팩트 위원회도 별도로 꾸렸다. AI전략파트는 회사의 AI 전략 수립과 과제 발굴 등을 전담한다. AI 임팩트 위원회는 빅테크와 학회 등 외부 AI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AI 전략을 심의한다. DB손해보험은 AI 관련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이 보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돕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한 보험 기술 연구개발도 확대할 방침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각종 자동화 기술을 일선 현장과 고객센터 곳곳에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도 향상하고 있다”며 “사내 경진대회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전사적으로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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