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민주당 깃발인데 이번엔"…돌아선 전주·불안한 익산[르포]

조용석 2026. 5. 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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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일 전북 인구 1·2위 전주·익산시 취재
불만 거센 전주…"김관영·이원택 잣대 왜 다르나"
인지도 높은 김관영…전주 곳곳 "이원택 누구냐"
익산은 "그래도 민주당" 뚜렷…공천 불만은 동일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관영이랑 아무 연고도 없지만 50만원도 100만원도 아니고 엄청난 비리도 아닌데, 얘들 대리비 좀 줄 수 있지 않나. 이름이 뭐여 그 이원택(더불어민주당 후보)인가 말고 김관영이 한번 찍어줘야 겠다.” (전주 남부시장 80대 상인)

6·3 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지난 17~18일 전북 민심을 확인하러 찾은 전북도 인구 1·2위 도시인 전주시와 익산시를 찾았다. 인구 1위 전주에서는 ‘민주당 텃밭’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무소속 김관영 후보에 동정론이 거셌고 인구 2위 익산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2022년 지선 기준 전북 전체 선거인(153만2133명) 중 전주시가 전체의 35.9%(55만442명)를 익산시가 15.6%(23만9077명)를 차지한다. 두 도시 선거인단이 전북 전체의 절반을 넘기에 전북지사 선거의 승패를 쥐고 있다.

불만 거센 전주…“김관영·이원택 잣대 왜 다르나”

18일 찾은 전주 신중앙시장 모습(사진 = 조용석 기자)
이데일리가 전주 4대 시장 중 2곳인 남부시장과 신중앙시장(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취재한 결과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에 대한 불만이 매우 컸다. 민주당에 제명 당해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의 ‘대리비 논란’과 이원택 민주당 후보의 ‘식사비 대납’이 각각 다른 잣대가 적용됐다고 의심하는 도민들이 다수였다.

전주 완산구 소재 신중앙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한참을 망설이다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지지가) 많이 나간다. 진짜”라며 “민주당이 김관영에 한 것만큼 이원택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했어야 하지 않나. 김관영을 막 좋아하지 않지만 동정표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주는 항상 확실한 깃발이었는데 이번에는 아닌 것 같다. 민주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전주 덕진구 쪽에 거주하는데 이곳은 김관영 외에 전주시장도 민주당이 아닌 강성희 진보당 후보를 찍겠다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신중앙시장에서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70대 상인 역시 “김관영·이원택 둘 다 잘못했으면 동시에 처벌해야 하지 않았나. 민주당이 계속 찍어주니 맘대로 공천을 한다. 전주는 확실한 민주당 밭이지만 이번에는 가봐야 할 것”이라며 “김관영을 지지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이원택은 확실히 안 찍을 것”이라고 불편함을 표현했다.

전주 5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김관영 후보에 대해 4년 동안 잼버리 망한 것만 얘기하지 그 외에 올림픽 그런 것부터 해서 한 것들이 있는데 좀 못 알아주는 것 같다”며 “동정표가 분명히 있다. 표심이라는 것은 언제 변동할 수도 있고 이번에는 무소속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로 낙점된 이원택 후보에 대한 인지도 부족도 컸다. 취재 중 만난 많은 전주 시민들은 ‘이원택’이라는 이름을 몰라 ‘이은택’ 혹은 ‘그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간 전북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중앙정치를 했고 도지사까지 지낸 김 후보와 대비가 컸다. 전주 완산구 남부시장 인근에서 만난 70대 여성 진모씨는 “주위사람들은 이원택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특별한 활동을 한 것 같지도 않고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전주에서도 김 후보가 민주당 당세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신중앙시장에서 한약재를 판매하는 60대 박모씨는 “김관영 동정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주 택시기사 엄모씨 역시 “김관영은 이미 명백한 돈봉투 증거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익산은 “그래도 민주당”…공천 불만은 예외 없어

18일 찾은 전북 익산 매일시장 모습(사진 = 조용석 기자]
익산의 분위기는 전주와 달랐다. 전주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익산 버스터미널 인근과 시장, 익산역 일대를 돌며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그래도 민주당”이라는 입장이었다. 다만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은 익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익산 터미널 인근 잡화상점을 운영하는 60대 이모씨는 “김관영 후보는 CCTV에 돈 봉투 주는 것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찍냐”며 “김 후보가 무소속이 되면 어디로 갈지도 모른다. 소속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익산 매일시장 인근 상인도 “전주 쪽은 (김관영이) 도지사를 했으니까 확고한 지지세력이 있는 모양이지만 여기는 그런 거 못 봤다. 훨씬 더 민주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익산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 이모씨도 “(여기는) 이름을 보고 찍는 게 아니라 당을 보고 찍는다. 무소속 김관영보다 민주당 찍는 사람이 70~80%는 된다”고 했다. 익산역 인근에서 시계방을 운영하는 80대 사장은 “이원택이라는 사람이 좀 똑 부러진 사람이 아니라 실망을 해도 김관영은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며 “잘못한 건 맞고 자숙을 해야지”라고 했다.

다만 익산에서도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은 터져 나왔다. 익산 매일시장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60대 남성은 “민주당이 전라북도를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전라남도만 가도 그렇게까지는 못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김관영이 떨어졌다면 이런 반감은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텃밭’인 전북에서 위기감이 이어지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가 민주당에서 제명된 경위는 명백하다. 건네서는 안 될 현금을 건넸다”며 “현금살포 행위는 존재했고 그 행위에 대한 책임 역시 엄연히 남아 있다”고 했다.

전북 지원 사격 나선 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사진 = 연합뉴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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