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는 홈런공 대신 사인공 선물, PCA는 팬과 욕설 배틀 … MLB ‘라이벌 매치’ 극과 극 두 얼굴

심진용 기자 2026. 5. 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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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외야수 브랜든 니모가 18일 휴스턴전 4회말 요르단 알바레스의 홈런성 타구를 담장 위로 뛰어올라 잡아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는 지난 16~18일 ‘라이벌 시리즈’를 진행했다. 각 구단이 각자 라이벌 팀과 3연전을 벌였다. 뉴욕 양키스는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는 LA 에인절스와 맞붙었다. 텍사스는 같은 텍사스주 연고 팀인 휴스턴과 3연전을 치렀다.

다른 경기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그래서 때로 긴장감이 조성될 수도 있는 경기. 텍사스 베테랑 외야수 브랜든 니모와 휴스턴의 수준 높은 팬들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니모는 지난 18일 휴스턴 강타자 요르단 알바레스의 홈런성 타구를 낚아챘다. 우중간 담장 위로 풀쩍 뛰어올라 공을 잡아냈다.

관중석으로 반쯤 넘어간 공이었기 때문에 휴스턴 홈팬들의 ‘방해’가 있었다면 니모의 호수비 또한 불가능했을 수 있다. 팬이 선수보다 먼저 공을 가로채고, 이후 팬과 선수가 언쟁하는 장면이 그리 생소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날 휴스턴 팬들은 달랐다. 한 남성 팬은 니모의 수비를, 허탈한 표정으로, 마지막까지 그저 지켜봤다. 타구가 향한 쪽에 서 있던 여성 팬은 몸을 돌려 공을 피했다.

이닝이 끝나고 경기 후반 니모는 다시 수비 위치로 갔다. 눈앞에서 홈런공을 놓친 휴스턴 팬들과 눈이 마주쳤다. 한 팬이 종이 팻말에 이런 문구를 들고 서 있었다. “당신이 나와 저 여성분의 공을 훔쳐갔어!” 유머 섞인 항의에 니모도 크게 웃었다. 니모는 홈런공 대신 새 공을 휴스턴 팬들에게 선물했다. “잡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Thanks 4 Letting Me Go After It!)”라고 감사 메시지까지 따로 적었다.

로널드 브랜치라는 휴스턴 열성 팬이 이튿날 SNS에 니모에게 받은 공 사진을 올렸다. 브랜치는 “31년째 휴스턴 시즌권을 사고 있는 평생 팬으로서, 니모가 알바레스의 홈런을 잡으려고 하는데 담장 너머로 손을 뻗어 방해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충성스러운 휴스턴 팬이지만, 동시에 야구라는 스포츠 그 자체에 충성스러운 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니모도 휴스턴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니모는 “휴스턴 팬들이 공을 잡으려고 했다면 아마 나는 놓쳤을 거다. 하지만 여성 팬분이 몸을 뒤로 돌려 피해줬고, 덕분에 나도 좀 더 안쪽으로 선을 뻗어줄 수 있었다.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고맙다고 했다. 재미있었다. 나도 웃었고, 그분들도 정말 멋지게 받아들여 줬다”고 했다.

시카고 컵스 피트 크로암스트롱. 게티이미지

같은 기간 정반대의 일도 벌어졌다. 시카고 컵스 중견수 피트 크로암스트롱은 19일 밀워키전을 앞두고 공개 사과를 했다. 크로암스트롱은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 중 계속 자신을 야유한 여성 팬에게 비속어를 써가며 맞받아쳤다. 말의 수위가 워낙 세서 경기 후에도 영상이 계속 나돌았다.

크로암스트롱은 야유하는 팬과 언쟁한 것 자체를 무조건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 전 라커룸에서 취재진과 만나 “단어 선택이 가장 후회된다. 제 주변 여성분들 중 누구도 내가 그런 단어를 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거다. 어린아이들이 SNS에서 그게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크로암스트롱은 “나는 경기장에서 굉장히 집중하는 편이다. 그 순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휘청거렸다”고 덧붙였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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