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찮은 지선 성적 예상에···국힘 김문수·나경원·안철수·오세훈 ‘당권 경쟁’ 시작하나
영남권 선전 시 장동혁 체제 유지 가능성도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6·3 지방선거 후보들을 광폭 지원하며 사전 경쟁에 돌입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취약하고, 지방선거 성적표도 나쁠 것으로 예상되자 이른 차기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의힘이 영남권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고, 장 대표가 정상대로 임기를 마쳐도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 장 대표 체제가 선거 후에도 한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 전국을 돌며 지방선거 후보들을 지원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당대표급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 기간에 30개 일정에 나섰고, 지원한 후보 수만 23명이다. 나 의원은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총 10명의 후보 개소식 등에 참석했다. 안 의원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21개 일정을 진행했다.
한 국민의힘 당권파 인사는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개소식에 모인 중진 의원들은 한동훈 전 대표(무소속 부산 북갑 후보)를 견제하고 싶고 당권에도 관심이 있는 인물들”이라며 “이미 장 대표 다음 체제를 노리는 의원들이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박 후보 개소식에는 나·안 의원, 권영세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최근 당내 중도보수 인사를 연이어 만나는 것도 중도 표심 공략뿐만 아니라 당권 도전을 위한 다목적 포석이란 시각이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4일 유승민 전 의원, 지난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 16일에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를 만났다. 전날에는 안 의원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방문했다.
한 비당권파인 의원은 “오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지면 당권을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도, 개혁 성향의 인사들과 연합해 보수 개편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지방선거 결과 영남 정당으로 더 쪼그라들면 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수도권을 상징하는 보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 이후에도 장 대표 체제가 연장될 가능성은 있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 8월이라 차기 총선 공천권과 관련이 없다. 조기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차기 당대표가 2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야 할 수 있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동훈 전 대표를 견제하고 싶은 당권 주자들 입장에서는 장 대표가 한동안 버텨주는 것이 좋을 수 있다”며 “식물 대표 체제가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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