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해서 끌린다”···황정민·조인성·정호연이 본 감독 나홍진
조인성 “끝까지 해본 기분”
정호연, 액션 위해 근육 증량에 총기 훈련도
황정민 “관객에게 정확한 미학을 보여주는 사람”

나홍진 감독의 완벽주의는 영화계에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와 작업한 이들은 하나같이 혀를 내두른다. 과연 어느 정도이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지 궁금할 법하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마제스틱 호텔에서 만난 <호프> 주연배우 3인방 황정민(56)·조인성(45)·정호연(32)-에게 ‘감독 나홍진’을 물었다. “현장은 치열했고, 나홍진은 집요하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그분은 영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하십니다(웃음). 배우 입장에서는 그게 좋아요. 끝까지 해 본 기분이거든요. 그때 안정감을 느껴요.”
<호프>에서 호포항 어촌 마을의 청년 ‘성기’를 연기한 조인성이 말했다. 한량 청년들의 리더 격인 그는 마을이 ‘무언가’로부터 공격당하자 친구들을 이끌고 북쪽 숲으로 향한다. 말을 탄 채 숲을 순찰하던 성기의 강행군이 그때부터 시작된다. 나뭇가지에 걸려 떨어지거나, 달리는 말에서 몸을 뻗어 경찰차로 옮겨 타는 등 강도 높은 액션이 이어진다.

조인성은 “저희 영화는 더미(모형)가 없습니다. 실제 다 말에서 찍은 것”이라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나 감독은 <호프>가 “원시적인 영화”이길 바랐다고 밝힌 바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CG(컴퓨터그래픽) 없이 액션 연기를 담겠다는 의지에 배우들은 장면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다.
‘혹시 위험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조인성은 “감독님은 안전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며 “베테랑 무술 감독님 여럿을 현장에 불러 안전을 위한 특수 장비를 다 만들었다”고 답했다.

준비에 준비를 기하는 현장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차고 의로운 순경 ‘성애’ 역의 배우 정호연은 “감독님이 프리프로덕션(촬영 준비)만 2년 넘게 하신 거로 안다”며 “그걸 알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정호연에게도 나 감독은 “실제로 배우가 액션을 했으면 좋겠으니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5~6개월간 근육량 4㎏를 증량하고 총기 훈련을 꾸준히 받았다. 자동차 추격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수동 면허도 땄다.

타협 없는 촬영의 힘듦보다 결과물의 뿌듯함이 컸다. 출장소장 ‘범석’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도 <호프> 제안을 받았을 때 “나홍진이 SF(공상과학)물을 한다고?” 하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가장 매력적인 건 나홍진이라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나 감독의 전작 <곡성>(2016)에서 무속인 ‘일광’ 역을 맡았던 그는 “짧고 굵게 촬영했는데 재미있었다. 인물을 집중도 있게 찍어낼 수 있는 사람이더라”고 했다. “배우는 나보다 집요한 사람을 만나면 더 끌리게 돼요. 또 작업해보고 싶었죠.”
범석은 영문도 모른 채 초토화된 마을을 돌아다니며 <호프>의 초반 1시간을 이끈다. 세트장이 아닌 전남 해남의 실제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촬영이 진행됐는데, 처음에는 “이걸 왜 세트를 안 짓나 생각했다”는 그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의 공간이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더라. 길과 골목이 실제이니 더 몰입됐다”고 했다.
황정민은 ‘아니, 하루 이틀이면 찍을 걸 일주일씩이나 찍는다고?’ 싶다가도 결과물을 보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만큼 집요하고 관객에게 정확한 미학을 보여주는 사람이니까. 저한테 (나홍진은) 근사한 사람이죠.”
끝으로 황정민은 “<호프>는 우리(한국인)만 알 수 있는 정서와 유머가 있는 작품”이라며 “빨리 한국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호프>는 올해 여름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82030025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91109001
칸 |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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