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발레파킹은 옛말"…'초럭셔리 콘텐츠' 내놓는 백화점들 [트렌드+]

박수림 2026. 5. 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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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미쉐린 협업 등 '초럭셔리' 콘텐츠 강화
주요 백화점 VIP 매출 비중 일제히 상승
불황 안 타는 큰손 선점해 안정적 매출 확보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국내 단 한 대뿐인 슈퍼카부터 억 소리 나는 명품 침대의 해외 공장 투어까지.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VIP 고객을 겨냥해 돈이 있어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초럭셔리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큰손’ 고객을 잡아 안정적 매출 기반을 다지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VIP 고객 전용 플랫폼 ‘더 쇼케이스’를 통해 람보르기니 한정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람보르기니 서울과 협업해 우루스 SE, 테메라리오 등 기존 모델의 서울 에디션을 선보이는데 이 모델들은 국내에 각 한 대씩만 들어오는 한정판이다.

스웨덴 명품 침대 브랜드 해스텐스의 최상위 제품도 함께 소개한다. 이 브랜드는 제품 가격대가 수천만~수억원대에 이를 정도의 고가인데 그중에서도 초고가 라인인 ‘그랜드 비비더스’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스웨덴 현지 공장을 둘러볼 기회도 제공한다. 과거 VIP 혜택이 라운지 이용이나 발레파킹 등 쇼핑 편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희소성과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 초프리미엄 콘텐츠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VIP 프로그램 ‘에비뉴엘’ 콘텐츠를 개편했다. 다음달에는 울릉도 럭셔리 리조트에서 VIP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정호영 셰프의 프라이빗 다이닝과 BMW 7시리즈를 타고 울릉도 해안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빙 투어를 결합한 콘텐츠다. 


백화점들이 희소성 높은 콘텐츠를 앞세워 ‘큰손’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VIP 고객의 높은 매출 기여도에 있다. 이들은 백화점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핵심 고객층으로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6%로 2023년(41%) 대비 5%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44%에서 47%로, 현대백화점은 41%에서 46%로 각각 확대됐다.

반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 111.6에서 지난해 116.6으로 5%P 상승했다. 물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대다수 소비자가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도 큰손 고객들의 소비만큼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최상위 고객을 겨냥한 초프리미엄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대외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묶어두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가져갈 수 있단 계산이다.

실제로 희소성 높은 초프리미엄 콘텐츠를 향한 VIP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신세계백화점이 미쉐린가이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에서 선보인 프라이빗 다이닝 서비스는 신청 시작 1분 만에 마감됐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에비뉴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라이빗 웨딩 쇼케이스도 조기 마감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VIP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 제공해야 하는데 단순히 상품 중심 혜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에는 희소성 있고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체험형 콘텐츠로 혜택이 발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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