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정부 표적’ 측근 보상용 기금 2조원 조성 논란···“타락한 행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정부 표적’이 된 대통령 측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거액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금 규모는 17억76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1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일명 ‘반 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을 조성해 과거 정부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은 이들의 법률 비용 등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했던 1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직후 나온 조치다.
사건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직 국세청 계약직 직원 찰스 리틀존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부유층 인사 수천 명의 세금 관련 기록을 언론사에 넘겼다.
뉴욕타임스는 이 자료를 토대로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당시 후보의 납세 정보를 보도했고, 선거는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다. 리틀존은 2023년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월 납세 기록 유출의 책임을 물어 국세청과 재무부를 상대로 1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은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며 “법률 비용과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다른 피해에 대해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해당 기금은 위원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운영한다. 아직 누가 위원회에 들어갈지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해임할 권한을 갖는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은 IRS 등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을 예정이며 보상 대상에서는 제외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기금 조성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과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통제하는 행정부를 이용해 지지자들에게 세금으로 보상하려는 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미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것은 순전한 사기이자 강도 행위”라며 “납세자의 돈 17억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법무부 내에 트럼프의 거대한 비자금을 조성하려는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척 슈머 상원의원 역시 “타락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CNN은 “보상 청구 대상에는 사실상 제한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1년 1월 미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기소된 극우 인사 1600여명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통령이 통제하는 정부 기관을 통해 납세자 세금으로 지지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전례 없는 조치”라면서 “이번 조치가 즉각적인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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