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만큼씩 보상해야…직무급 도입·RSU 확대가 해법"
노조의 '모두 똑같이 나누자'는 정답 아냐
'직무급' 도입,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 기반
RSU 통한 차등 보상이 핵심 인재 잡는 길
이번 사태가 새 보상 제도의 출발점 돼야
[편집자주] 영업이익 15% 성과급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21일부터)한 가운데 대통령, 국무총리,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회사와 노조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국면이다. 파업이 멈춰진다 해도 성과급 갈등이 말끔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왜 이런 사태에 이르렀을까, 합리적 성과 배분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품고 기업 경영전략을 연구해 온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인터뷰했다.
"이번 계기에 시스템을 진짜 바꿔야죠."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새로운 보상 제도'를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여러 번 말했다. 사측도 노조도, 시대의 변화에 맞는 보상 시스템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여전히 호봉제 성격이 강한 한국 보상 체계는 변화를 받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김 교수는 현대백화점, 동원F&B, 서울보증 등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한국형 보상 제도를 현장에서 본 전문가다. 그가 내놓은 처방은 두 축이다. 직무와 기여에 따라 보상이 정해지는 직무급, 그리고 회사 주식을 보상으로 주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 쉽지는 않을 겁니다. 삼성이라는 조직이 지금 일어나는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어요. 노동시장의 주력 세대가 MZ세대로 바뀌었다는 게 변화의 핵심입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공정성과 투명성이에요. 공정성이란 사회적 대의가 아니라, 내가 노력한 만큼 보상받느냐의 문제입니다. 투명성은 기준이 명확한가죠. 이 세대는 회사가 자의적으로 정해주는 것을 싫어합니다. 이전 세대와는 결이 다릅니다.
▶ 보상 체계 관점에서는 그렇습니다. 무노조 경영의 관성이 깊어요. '관리의 삼성'이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사업 구조의 복잡함, 무노조 경영의 누적된 관성이 함께 작용하면서 변화 수용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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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니까 요구는 할 수 있죠. 다만 그 설계가 문제입니다. 영업이익의 15%를 모두 똑같이 나누겠다는 건데, 어느 나라에도 그런 사례는 없어요. 미국이나 유럽의 핵심 원칙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입니다. 어떤 직무를 맡았느냐가 임금을 결정하는 직무급 체계예요. 일의 내용이 같다면 연차에 무관하게 같은 보수를 받습니다. 미국 사무직은 연봉제, 생산직은 시간제 직무급이 일반적이에요. 직무 난이도, 자격, 숙련도, 위험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됩니다.
- 한국과는 많이 다르네요.
▶ 맞습니다. 한국 대기업은 형식상 연봉제라도 실제로는 연차가 임금을 결정하는 호봉제적 구조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30년 차가 신입보다 훨씬 받죠.
▶ 일의 난이도도, 기여도도, 부문별 성과도 무시됩니다. 호봉제 성격이 강한 지금 제도 자체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나는데, 그 위에 균등 보너스까지 얹으면 보상이 기여와 무관해져요. 노조가 먼저 받아들여야 할 게 있습니다. 더 받고 싶으면 더 어려운 직무를 맡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숙련도를 높여야 해요. 그게 글로벌 표준인데 지금 노조는 그런 고민 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15%를 달라고만 합니다. 하나도 희생 안 하고 받기만 하겠다는 거죠. 성과를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보상이 같아지면, 어떤 일을 해도 별 차이가 없게 되고 결국 노동시장 전반이 왜곡됩니다. 핵심 인재가 한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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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무급을 도입해야 합니다. 무엇을 하느냐, 어떤 기여를 하느냐가 보상을 결정해야 해요. 같은 일에도 숙련도와 성과에 따라 차등이 따라야 합니다. 다만 두 가지 조건이 있어요. 우선 R&D와 시설 투자, 주주 환원 재원이 먼저 확보돼야 합니다. 그러고 남는 초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하는 식이죠. 업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요. SK하이닉스만 봐도 HBM 호황 전까지 수년간 적자에 가까웠습니다. 시장이 만들어준 부분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부분은 구분돼야 다음 불황도 견딜 수 있습니다.
- 한국이 직무급으로 가지 못하면서 생긴 가장 큰 부작용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핵심 인재를 잡지 못한다는 겁니다. 우리 문화에서 천재를 데려온다고 쳐봅시다. 그 사람에게 100억 줄 수 있나요. 못 줍니다. 지금처럼 호봉제 성격이 강한 구조에서는 제대로 보상을 지급할 수 없어요. 학계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가 2007년 한국에 들어올 때 미국 뉴욕시립대 연봉이 12만 달러였어요. 그때 한국 대학 연봉은 그 절반이 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분야 미국 교수들은 22만 달러를 받아요. 격차는 계속 벌어집니다. 제가 있는 학과는 4년째 교수를 새로 뽑지 못하고 있죠.
▶ 그렇습니다. 결국 어떤 회사에 들어가느냐만 중요한 사회가 만든 결과예요. 삼성에 들어가면 끝, SK에 들어가면 끝이죠. 일의 가치가 아니라 회사 간판이 보상을 결정하는 구조에선 핵심 인재가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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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SU를 보상에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직원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으면 그 회사 주가가 오르길 바라게 돼요. 주인의식이 생기니 일에 몰입하게 되고 노사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현금 지출을 줄이면서 인재를 묶어둘 수 있습니다.
- 그런데 한국에서는 RSU가 잘 정착되지 않고 있죠.
▶ 세제부터 짚어야 합니다. 현재는 RSU를 받는 시점에 약 절반을 세금으로 뗍니다. 3억원어치를 받았는데 1억5000만원을 세금으로 내라는 식입니다. 노동자가 '그냥 현금으로 달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국민 정서 자체가 RSU 정착을 막기도 합니다. 동기인데 고성과자라는 이유로 몇 배를 받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요.
▶ 가장 근본적으로는 국민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업이 경제의 중심이고, 성과를 낸 사람이 그만큼 보상받는 게 당연하다는 공감대가 없으면 어떤 제도도 정착하지 못해요. 기업 차원에서는 기여에 따른 차등 보상 구조와 이익 규모별 배분 룰을 투명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정부는 RSU 과세를 매도 시점으로 전환하고, 주식 매도 제한 기간을 연차별로 풀어주는 식으로 세제를 손봐야 해요. 결국 보상 제도, 노동, 세제, 국민 인식이 한 묶음으로 풀려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제도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이무영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 vanguard@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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