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반도체 쏠림’ 경고등…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변동성 키우나
대표 지수형 상품마저 반도체가 독식…"펀드 분산투자 효과 상실"
27일 ‘2배 레버리지’ 상장 예고…사전교육에만 5만명 넘게 몰려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자금 쏠림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지형마저 흔들고 있다. 대형주 독주로 지수형 ETF의 본래 기능인 분산투자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오는 27일 두 종목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까지 예고되면서, 묻지마식 ‘ 포모(FOMO·소외 공포)’ 투자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상장 ETF 1115개 가운데 삼성전자를 편입한 ETF는 394개, SK하이닉스를 담은 ETF는 388개로 집계됐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 1위 상품인 KODEX 200 내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기준 KODEX 200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33.49%로 전일 대비 1.01%포인트 상승했고, SK하이닉스 비중 역시 26.04%로 0.10%포인트 늘었다. 두 종목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그만큼 지수형 ETF 수익률과 변동성이 두 종목의 주가 흐름에 크게 연동되는 구조가 강화됐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ETF가 최근 특정 종목 중심으로 쏠리며 본래 분산투자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규 상장 ETF 가운데 ‘TOP’ 시리즈 비중이 늘고 있는데, 이들 상품은 편입 종목 비중이 산업·테마 내 시가총액 비중보다 높아 자금 유출입 과정에서 쏠림 현상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27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해당 상품은 평균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평균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한 국내 우량주를 대상으로 특정 종목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다만 일반 ETF와 달리 분산투자가 적용되지 않아 변동성이 매우 크고, 이론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루에 30% 하락할 경우 2배 레버리지 구조상 ETF 가격이 약 60% 하락할 수 있는 등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는 투자 전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예치하고 금융투자협회 학습시스템에서 일반·심화 교육을 각각 1시간씩 이수해야 한다.
실제 투자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사전교육 수료자는 5만9716명으로 집계됐다.
박창윤 지엘리서치 대표이사는 “개미들은 배고파서 죽지는 않아도 배 아파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며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던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개미들을 중심으로 ‘포모’가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쏠릴 경우 해당 종목이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tjdtn317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