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초등학생 2년새 2.5배…신체폭력 비율이 확 늘었다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6. 5. 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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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사과와 반성’ 필요하단 응답 많은데
학폭 후 쌍방신고 경험 과반 넘어
사이버 공간에선 ‘게임’ 피해비중↑
성폭력·금품갈취 피해 장소 1위
19일 서울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간담회에 앞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학폭) 피해 경험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폭력이 다시 늘어난 가운데, 사이버 폭력에서는 ‘온라인 게임’ 피해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사이버 갈취·성폭력 등으로 이어지며 학교폭력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TF푸른나무재단(상임대표 이종익, 설립자 김종기)은 19일 오전 서초동 본부에서 ‘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교생 8476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와 학부모 521명에 대한 인식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경험률은 6.2%, 가해경험 2.5%, 목격경험은 10.5%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의 피해 경험률이 12.5%로 중학생(3.4%)과 고등학생(1.6%)보다 크게 높았다. 가해경험은 초등 5.2%, 중등 1.4%, 고등 0.2%로, 목격경험은 초등 17.8%, 중등 8.1%, 고등 3.6%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은 2023년 4.9%에서 지난해 12.5%로 약 2.5배 증가해 중·고등학교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신체폭력 비율 역시 2023년 10.6%에서 지난해 17.9%로 올랐다. 반면 초등학생의 신체폭력 인지율은 55.3%에 그쳤다. 저연령 학생들이 폭력과 장난의 경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신체폭력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치다.

사이버폭력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한 피해가 급격히 늘어났다. 사이버폭력 중 온라인게임 피해 비중은 2024년 16.2%에서 지난해 39.9%로 2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게임은 사이버 갈취·강요 피해 장소 1위(36.6%), 사이버 성폭력 피해 장소 1위(30.4%)를 동시에 차지했다.

온라인게임 학생의 온·오프라인 중복 피해 경험률은 95.7%로, 전체 피해학생의 중복 피해 경험률(40.2%)을 크게 웃돌았다. 온라인게임이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학교폭력 피해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해학생의 도움 요청은 줄고, 목격학생의 방관은 늘어나는 추세도 확인됐다. 지난해 반복 피해 경험률(54.4%)과 반복 가해 경험률(35.9%)은 2023년 대비 각각 1.4배 증가했다. 피해 후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49.4%까지 낮아졌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33%로 나타났다. 목격 후 ‘가만히 있었다’는 응답은 54.6%로 늘어났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피해가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가해 학생에게 사과를 받지 못해서’(50.8%)를 꼽았다. 가해 학생 역시 가해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로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게 되어서’(37.%)를 꼽았다. 다만 학부모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후 쌍방신고 경험은 2023년 40.6%에서 지난해 52.6%로 증가했다. 학교폭력 이후 대응이 사과와 반성의 기회로 이어지기보다는 분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모든 학교폭력 유형을 학교폭력으로 인식한 학생의 비율은 64.0%에 머물렀고, 방관한 이유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를 꼽은 비중은 2023년 12.6%에서 지난해 27.0%로 늘어났다.

예방교육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 중 피해학생을 도운 비율은 31.9%였지만,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68.0%가 피해학생을 도왔다. 그럼에도 예방교육 만족도는 2024년 72.0점에서 지난해 69.8점으로 줄었다.

재단 관계자는 “예방교육이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학교폭력 감수성 및 행동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교폭력 대응은 사안 처리와 처벌 중심에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며 “학생들이 폭력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개입하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BTF푸른나무재단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감 및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에게 학교폭력 예방·대응·회복을 위한 정책 제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학교 내에서 되풀이되는 학교폭력의 악순환 차단 △침묵과 방관의 학교폭력 개선 △지역사회에서 학교폭력 대응이 작동하는 지역 책임체계 마련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인프라 확충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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