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 월드컵 계기 멕시코 방문…식민지 갈등 풀리나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다음 달 북중미 월드컵 참석을 위해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멕시코 대통령실이 밝혔다. 과거 식민 지배 문제를 둘러싸고 냉각됐던 양국 관계가 해빙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펠리페 6세를 월드컵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펠리페 6세는 오는 6월 26일 열리는 스페인과 우루과이의 월드컵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할 예정이다.
양국 관계는 멕시코가 2019년 스페인 왕실에 식민 지배 시기 학살과 수탈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급격히 악화했다. 멕시코 정부는 16세기 스페인의 아메리카 정복 과정에서 원주민 학살과 문화 파괴가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스페인이 공식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취임식에 항의 표시로 펠리페 6세를 초청하지 않았다. 당시 스페인 정부도 강하게 반발하며 양국 외교 관계가 경색됐다.
다만 지난 3월 펠리페 6세가 한 전시회 행사에서 과거 정복 과정에서 “많은 가해가 있었다”고 언급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스페인이 식민 지배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6세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 “에르난 코르테스를 여전히 옹호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스페인 국민 대다수는 가해의 시기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1521년 스페인의 아즈텍 제국 정복 이후 약 300년간 식민 지배를 받았다. 역사학계에서는 스페인 정복 이전 메소아메리카 지역 인구가 약 1500만~3000만명 수준이었으나 학살과 수탈, 전염병 확산 등을 거치며 100만~2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다음 달 11일 개막한다. 멕시코는 미국·캐나다와 함께 공동 개최국으로 참가하며 멕시코시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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