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역사인식과 감수성 부족”…스타벅스 ‘탱크데이’ 사과

이주빈 기자 2026. 5. 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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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역사의식 교육받겠다” 사과문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4년 12월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그룹을 대표해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연 텀블러 판매 행사에서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누리집 갈무리

정 회장은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하며,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그룹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조처를 약속했다. 정 회장은 우선 이번 사태의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의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을 재점검하고, 심의 절차 정비, 콘텐츠 내용에 관한 기준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특히 정 회장 본인을 포함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엄격한 역사의식과 윤리적 기준 정립을 위한 교육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과거 ‘멸공’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 회장은 사과문을 마무리하며 “이번 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 제공

스타벅스는 18일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를 시작하며 누리집에 ‘탱크데이’라는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탱크데이’라는 문구 위·아래로 ‘5/18’이라는 날짜를 담았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넣었다. 이에 대해 ‘탱크데이’라는 문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탱크 진압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책상에 탁!’ 문구를 두고도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가 발표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내용이 연상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민·사회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확산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공동체와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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