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식창만 보고 있는 70대 개미들... 1분기 평균 매매 횟수 20대의 4배

채제우 기자 2026. 5. 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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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상훈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모(74)씨는 매일 스마트폰으로 주식 앱을 들여다본다. 김씨는 “새벽에 뉴스를 챙겨보고 관련 종목 주가가 어떻게 오르고 내리는지 보는 게 하루의 낙”이라며 “큰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묻어두고, 평소에는 공부하면서 소액 단위로 투자하고 용돈벌이도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 중 70대 이상이 20대보다 주식 거래 빈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령이 낮은 투자자일수록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가 잦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 지난 1분기(1~3월) 동안 70대 이상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매도 횟수는 20대의 약 4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거래 잦은 70대 개미

19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 70대 이상 고객 중 지난 1분기에 보유 주식을 매도한 이들의 평균 매도 횟수는 45.7회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0대 고객의 매도 횟수(12.2회)의 3.7배다. 70대 이상의 평균 매수 횟수도 65.4회로, 20대(15.8회)의 4.1배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 70대 이상 고객이 20대보다 주식 거래가 월등히 잦았다는 얘기다. 이 기간 70대 이상 고객의 평균 수익금은 1873만원, 20대는 143만원이었다.

두 연령대의 주요 수익 종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분기 동안 70대 이상과 20대가 가장 많이 수익을 본 종목은 국내 증시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70대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차가 뒤를 이었고, 20대는 현대차·두산에너빌리티 순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차이는 거래 비율에서 나타났다. 수익 종목 ‘톱4′를 기준으로 보면 70대 이상은 전체 수익 고객의 67.4%가 이 종목들에 몰려 있는 반면, 20대는 37%에 그쳤다. 70대 이상은 시가총액이 높은 이름난 우량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는 뜻이다.

◇매매 회전율은 절반 수준

다만, 70대 이상 투자자들은 거래가 잦았지만 매매 회전율은 되레 낮았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 70대 이상 고객의 1분기 평균 매매 회전율은 1만3652%로, 20대(2만767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매매 회전율이란 해당 기간의 평균 거래 대금(평균 매수액+평균 매도액)을 2로 나눈 뒤, 다시 일평균 잔고로 나눈 값이다. 증권가에서는 매매 회전율이 높을수록 해당 투자자가 종목의 펀더멘털(기초 체력)보다는 테마를 눈여겨보거나, 오르면 추격 매수하고 떨어지면 금방 팔아치워 버리는 등 추세에 휩쓸린 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70대 이상 투자자의 매매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은 잔고에 비해 거래 금액이 작았다는 뜻이다. 70대 이상 개미들은 매수·매도 횟수는 많지만 전체 투자금의 큰 비중을 한 번에 거래하기보다는 일부를 사고파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22년 내놓은 ‘국내 개인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 형태’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 회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낮고 ‘행태적 편의’에 취약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높은 매매 회전율은 행태적 편의에서 비롯된 비합리적인 투자 의사 결정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본인의 투자 능력이나 보유 정보를 과도하게 신뢰하고,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가치 평가가 어려운 종목에 투자해 주가가 오른 종목을 팔아버리는 경우”라고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70대 이상 고객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주요 중대형 종목에 큰 비중을 투자하고, 재미 또는 소일거리 삼아 일부 종목에서 사고팔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20대는 분위기에 휩쓸려 단기 차익을 노리고 잔고를 통째로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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