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쉬인, 美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 품는다
'지속가능 패션' 상징 품은 쉬인…美 현지화·이미지 개선 포석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미국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EVERLANE)을 품는다. 초저가 중심 플랫폼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쉬인은 18일(현지시간) 에버레인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엘 캐터튼(L Catterton)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1억 달러(약 1490억원) 수준이다.
에버레인은 지난 2011년 마이클 프레이즈먼과 제시 파머가 설립한 미국 DTC(소비자직접판매) 패션 브랜드다. 출범 초기부터 '급진적 투명성(Radical Transparency)'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생산 원가와 공장 정보 등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온라인 중심 사업 구조와 고품질 기본 의류 전략으로 밀레니얼 소비층을 빠르게 확보했고,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일본 진출 등을 통해 브랜드 외형도 키워왔다.
이번 거래는 패션 업계에서도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에버레인이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생산을 대표하는 미국 DTC 브랜드로 성장해 온 반면, 쉬인은 초저가·초고속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쉬인은 그동안 공급망 투명성, 노동 관행, 환경 부담 문제 등을 둘러싼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지속 가능 패션의 상징이 초저가 플랫폼에 편입되면서 브랜드 정체성이 충돌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쉬인은 이번 인수를 토대로 미국 내 브랜드 자산과 소비자 신뢰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현지 브랜드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과 도매, 마켓플레이스 사업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에버레인이 보유한 '기본 의류', '합리적 프리미엄', '윤리적 생산' 이미지는 쉬인의 기존 초저가 이미지 희석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수 이후 에버레인의 브랜드 정체성 유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에버레인은 탄소 배출 감축과 친환경 소재 확대, 공급망 공개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온 만큼, 쉬인이 기존 운영 철학과 지속가능성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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