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보고 샀다”…테무에서 반응 터진 중소 브랜드들
“후기 보고 샀어요.”
서울의 한 소형 펫푸드 업체 사무실. 오전부터 휴대전화 알림이 계속 울린다. “원재료가 뭐냐”, “몇 개까지 먹여도 되냐”, “다음 할인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이 잇따라 들어온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직접 양육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약 12만1000원이었다.
온라인 소비 구조도 바뀌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025년 1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2904억원,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8조7991억원이었다. 전체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이 차지한 비중은 77.4%였다.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광고판보다 스마트폰 화면 속 후기와 질문이 더 중요한 판매 접점이 된 셈이다.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펫푸드궁은 2013년부터 닭고기 기반 반려동물 간식을 판매해온 2인 규모 업체다. 이 회사가 오래 내세운 원칙은 하나였다.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한 원료만 쓴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와 만나는 일이었다. 기존 플랫폼에서는 판매가 있어야 상위 노출이 되고, 상위 노출이 돼야 다시 판매가 늘어나는 구조였다. 새 브랜드에는 시작부터 벽이 높았다.
펫푸드궁 이근호 매니저는 “기존 플랫폼에서는 초기 판매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컸다”며 “검색 상위 노출이 돼야 판매가 나는데, 충분한 판매가 있어야 상위 노출이 가능한 구조였다”고 말했다.
테무 입점 뒤에는 흐름이 달라졌다. 펫푸드궁은 국내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테무 로컬 셀러 프로그램에 합류한 뒤 일주일 만에 제품 배송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입점 첫 달 매출이 약 400만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펫푸드궁이 더 크게 본 변화는 매출보다 고객 반응이었다.
고객들은 원재료와 급여량을 묻고, 예정된 프로모션을 확인했다. 제품을 산 뒤에는 리뷰를 남겼다. 업체 입장에서는 단순 문의가 아니라 시장이 보내는 신호였다.
이 매니저는 “테무에서는 신제품이 실제로 반응을 얻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며 “어떤 가격과 품질 수준에서 소비자가 움직이는지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펫푸드궁은 이제 테무를 연구개발 테스트베드처럼 활용하고 있다. 어떤 성분 설명에 반응하는지, 어느 가격대에서 구매가 이뤄지는지,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제품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작은 업체가 별도 시장조사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제품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이다.
생활가전 업체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비데 제조업체 코나에코홈은 테무 입점 뒤 젊은 실속형 고객 유입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테무 고객의 약 95%가 비데를 직접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국내 플랫폼에서의 자가 설치 비율과 차이가 컸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곧바로 운영 방식에 반영됐다. 코나에코홈은 설치 가이드를 손보고, 출장 설치 대응보다 품질관리 쪽에 더 무게를 뒀다. 제품 리뷰도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설명서와 서비스 방식을 바꾸는 근거가 됐다.
생활용품 스타트업 프로코도 테무에서 세제와 섬유유연제 주문이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존 플랫폼에서는 매달 광고비 부담이 컸지만, 테무에서는 별도 마케팅 비용 없이 주문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식품 브랜드와 소형 전자제품 업체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고 있다. 푸드앳홈, 셰프애찬, 브랜즈컴퍼니 등은 테무 입점 뒤 주문과 리뷰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오픈마켓은 광고비와 검색 상위 노출이 사실상 판매를 좌우하는 구조였다면, 최근 플랫폼들은 리뷰 반응과 재구매 데이터가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며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초기 광고비 부담보다 실제 소비자 반응으로 상품 경쟁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반려동물 식품이나 생활용품처럼 후기 영향력이 큰 품목은 사진 리뷰와 사용자 경험이 곧 신뢰가 된다”며 “소형 브랜드들도 제품 완성도만 갖추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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