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 형제’ 우승 지켜봤던 엄마의 고백 “스트레스도 두 배지만, 둘이 계속 한 팀서 뛰었으면”

황민국 기자 2026. 5.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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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수씨(가운데)가 지난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CC의 우승을 확정지은 허훈(왼쪽)·허웅 형제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BL 제공
정규리그부터 PO까지 모두 직관
남편 허재 포함 3부자 MVP 키운
‘허씨 집안’ 유일한 여성 이미수씨
“시즌 끝나면 내 시즌이 끝난 듯
애들 같은 팀 뛰니 동선 짧아져
2년 전과 달리 올 응원은 편했죠”

지난 13일 부산 KCC의 통산 7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2026시즌 프로농구는 ‘허씨 형제’가 돋보인 무대였다. 허훈(31)이 우승이라는 간절한 야망을 위해 친형 허웅(33)이 뛰고 있는 KCC 유니폼을 입으면서 통산 7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허훈은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면서 ‘3부자’ MVP라는 새 역사도 썼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허재(61)가 1997~1998시즌, 허웅은 2023~2024시즌 이미 PO MVP를 수상했다. 허씨의 진한 농구 DNA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지만, 이 집안의 유일한 여성인 이미수씨(60)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허씨 형제는 우승컵을 엄마의 품에 안기면서 “(허재를 포함해) 세 아들을 키워낸 게 엄마입니다”고 말했다.

이미수씨는 기자와 만나 “사실 첫째(허재)가 힘들었지, 둘째와 셋째는 (MVP로 키워내는 게) 누워서 떡먹기였다”면서도 “훈이가 올해 삼재라길래 경상도 유명한 절에는 다 올라갔다”고 웃었다.

이미수씨는 1992년 11월 27살의 나이로 허재와 결혼하면서 ‘농구인’이 됐다.

젊을 적에는 농구 스타였던 남편을 보살피느라 힘겨운 나날을 보냈고, 나이가 들어선 두 살 터울의 아들들을 돌보면서 쉴 틈이 없었다. 두 아들이 빛난 이번 시즌도 정규리그 54경기를 포함해 플레이오프까지 모든 경기를 ‘직관’했다.

이미수씨는 “오늘 우승이 결정되니 기쁜 마음이 절반, 후련한 마음이 절반이었다”면서 “애들 시즌이 끝난 게 아니라 내 시즌이 끝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34년간 전국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이미수씨는 그래도 두 아들이 한 팀에서 뛰면서 부담을 덜었다. “웅이는 101동, 훈이는 106동에 사니까 애들 챙기는데 100m만 움직이면 됐다”고 웃은 그는 “옛날에는 우리 집에 냉장고만 세 개가 있었다. 이제 아빠는 은퇴했고 애들은 따로 살고 있으니 애들집을 오가면서 먹을 것만 챙겨주면 된다. 두 아들이 한 집에 살면 더 편할 것”이라고 했다.

몸은 조금 편해져도 엄마의 마음은 두 아들을 신경쓰느라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이미수씨는 “KCC가 경기를 이기면 기쁨이 두 배였지만, 경기에 지면 (팬들의 비판에) 고통이 두 배였다. 54경기를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하필이면 이번 시즌 두 형제가 부상으로 쓰러진 날도 많았다. 허훈은 코뼈 골절로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미수씨는 “농구는 참 거친 종목이다. 남편이 뛸 때는 외국인 선수들의 팔꿈치를 얼굴에 맞고 다치더니 애들도 다치고 다닌다. 남편은 안쓰러웠지만 내 뱃속에서 키운 애들은 또 달랐다. 훈이는 진짜 올해가 삼재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미수씨는 두 아들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적수로 만났던 2년 전과 달리 응원은 마음 편하게 했다. 당시에는 허웅이 KCC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가 됐다. 앞으로도 한 팀에서 계속 뛰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미수씨는 “웅이는 섬세하고, 훈이는 재치가 있다. 챔피언결정전은 두 아들이 서로의 장점을 잘 살려 경기를 편하게 봤다. 둘이 계속 한 팀에서 뛴다면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고양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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