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전자 노조 파업시 7천명 남겨놔야”

법원이 삼성전자 사용자쪽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파업시에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서 규정한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과 보안작업 정상 수행을 위한 평상시 수준의 인력을 남겨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당 인원은 최대 7천명 정도로, 노조는 파업 진행에 별달리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보안작업 정상 수행해야"
시설점거 금지는 부분 인용, 파업참가 협박 금지는 기각
수원지법 민사 31부(재판장 신우정 수석부장판사)는 18일 삼성전자 사쪽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 등을 상대로 낸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 최종 결론을 내고 노사에 고지했다.
재판부는 안전보호시설을 정상적 유지·운영해야 한다는 사용자쪽 주문을 인용했다. 노조법에 따르면 쟁의행위시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하거나 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법원은 삼성전자 사쪽이 제시한 방재시설, 배기·배수시설, 화학물질 공급시설, 전력공급시설, 관제시설에 대해 "각 시설의 특성·목적·구조 등에 비춰 정상적으로 유지·운영되지 않을 경우 화재, 폭발사고, 유독가스 누출, 정전 등으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해 위험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노조법상 안전보호시설로 인정하고 쟁의행위시 평상시와 같은 인력을 유지하라고 결정했다.
작업시설 손상 방지 작업, 웨이퍼(반도체 원판) 변질 방지 작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사쪽 주문도 받아들여졌다. 노조법 38조2항은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재판부는 "설비 관리업무, 제조 관리업무, AI 센터 시스템 관리 업무 등 채권자(삼성전자 사쪽)가 기재한 작업은 쟁의행위로 인해 평상시와 같은 수행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시설 손상이나 웨이퍼와 같은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초래할 개연성과 위험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과 보안작업 정상 수행을 위해 쟁의행위 중에도 평상시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가 투입된 채 수행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FAB) 및 연구라인, 생산 관련 업무실, IOC(Integrated Operation Center), 특수분석실, 구매창고(냉동고·부품·원자재), 전기·전산 또는 통신 관련 시설, 폭발위험물질 또는 유해성 화학물질 보관·저장 시설을 노조법에서 정한 점거 금지 시설로 봤다. 따라서 노조가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거나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노동자 출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이 결정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최승호 노조 위원장에게만 적용했다. 전국삼성노조와 우하경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서는 "해당 채무자들의 태도나 그 동안의 경위 등에 비춰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법원은 노조가 직원들을 파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SNS와 사내메신저, 동영상을 활용해 협박하는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사쪽 주문도 기각했다. 개별 직원이 아닌 사용자가 이런 요구를 할 권리는 없고, 안전시설 정상 운영과 보안작업 정상 수행, 시설점거 관련 금지처분으로 가처분신청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경우 하루마다 노조는 1억원씩, 개인은 1천만원씩 사쪽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금지행위 위반시 하루 1억원
DS부문 인력 최대 9% 유지
노조는 법원이 안전시설 정상 운영과 보안작업 정상 수행을 위해 유지해야 할 '평상시 인력'을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정도'로 결정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평일 수준의 인력 유지는 사용자가 주장한 것인데, 법원이 주말이나 휴일 인력도 평상시 인력으로 봤기 때문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쪽이 주장한 대로라면 7천여명이 파업시에도 업무를 해야 하는데, 이는 삼성전자 DS부문 인력의 9% 정도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법원이 인용한 대로 주말이나 휴일을 기준으로 하면 7천명보다 적은 인원을 업무에 투입해야 한다"며 "노조로서는 오히려 쟁의행위 전 불확실성을 제거해 파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고, 사쪽 주장대로 7천명이 일을 해도 파업 진행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노위는 이날 오전부터 삼성전자 노사를 대상으로 사후조정을 재개했다. 중노위는 19일까지 조정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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