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인데 어쩌다 홈팀 아닌' 수원FC 위민, 北 내고향 넘고 우승 도전

안영준 기자 2026. 5. 1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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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응원단 등 남북 이슈로 어수선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서 킥오프
수원FC 위민 선수들(수원FC 위민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축구의 자존심 수원FC위민이 안방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넘고 사상 첫 여자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우승에 도전한다.

수원FC위민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축구단을 상대로 2025-26 AWCL 4강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준결승 멜버른 시티(호주)-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 15억원)다.

유럽에 유럽대륙 최고 축구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이 있듯, 아시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ACL)가 있다. 쉽게 표현하면 AWCL은 ACL의 여자 대회다. AFC는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이 대회를 정식 출범했다.

수원FC 위민은 2024시즌 W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이 대회에 처음 출전, 수원FC와 WK리그 역사상 우승에 도전한다. 첫 시즌에는 인천현대제철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4강에서 멜버른시티위민(호주)에 패해 탈락했다.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8일 숙소로 지정된 경기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나와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18 ⓒ 뉴스1 김영운 기자

우승에 도전하려면 우선 4강서 내고향축구단을 넘어야 한다.

지난시즌 불참했던 내고향축구단은 이번 시즌 처음 AWCL에 출전했고, 대한축구협회가 수원을 4강·결승 개최지로 유치하면서 역사적인 방남을 하게 됐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공식 스포츠 일정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말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처음이다. 북한 성인 여자 스포츠 구단 중 방남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최초다.

북한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내고향'이 지난 2013년 창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강호다.

AFC에 따르면 내고향 여자축구단은 여자 1부 리그에 해당하는 '축구련맹전'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도 다수다.

수원FC 위민 선수들(수원FC 위민 제공)

수원FC위민은 이번 시즌 이 대회에서 이미 내고향여자축구단을 만난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야나에서 열렸던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남북 구단 간 AFC 주관대회 클럽팀 사상 첫 맞대결을 펼쳤는데 수원FC 위민이 0-3으로 졌다.

이번 4강전은 안방서 설욕을 할 기회다.

추춘제로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WK리그 새 시즌을 맞이한 수원FC 위민은 대대적 보강을 했다.

국가대표 베테랑 지소연, 김혜리, 최유리 등을 데려와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완했다.

패했던 조별리그 당시에도 결정적 기회를 두 차례 잡았던 만큼, 기회만 살리면 이변도 충분히 가능하다.

북한 여자축구 최강팀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입국하는 1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시민단체회원들이환영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대회 4강에서 수원FC위민과 남북 대결을 펼친다. (공동취재) 2026.5.17 ⓒ 뉴스1 임세영 기자

다만 결전을 앞두고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수원FC위민의 안방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홈 이점을 전혀 누릴 수 없다.

통일부 등 정부와 남북협력단체들은 7000석의 응원석 중 3000석을 '공동응원단'으로 꾸렸다.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으로 명명된 응원단은 홈 팀과 원정팀을 함께 응원하고 "잘 한다 수원, 힘내라 내 고향" 등의 플래카드를 걸 예정이다. 수원FC 위민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기존 수원FC위민 팬들과의 협의는 전혀 없이 정해진 결정이다.

축구에서 양 팀을 동시에 응원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정부는 이번 행사가 '남북 상호 이해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 응원 단체들에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홈 팀 국가가 클럽대항전 축구대회에서 원정팀을 지원, 수원FC 위민의 탈락(?)위해 애쓰는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다.

축구 외적인 요소가 첫 우승을 꿈꾸는 수원FC위민을 세차게 흔들고 있다.

지소연(대한축구협회 제공)

게다가 수원FC위민은 당초 묵으려던 호텔에서도 쫓겨났다.

AFC는 4강에서 각각 맞붙는 내고향축구단과 수원FC위민을 노보텔 앰버서더 호텔에, 멜버른 시티와 도쿄 베르디를 이비스 수원 호텔에 각각 배정했다. 이를 통해 각각 다른 호텔에 묵는 팀이 23일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치르도록 준비했다.

그러나 원정 팀 중 하나인 내고향축구단이 자신들이 쓰는 층의 위층과 아래층을 모두 비울 것을 요구하는 등 수원FC위민 투숙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결국 수원FC위민은 이비스 수원으로 씁쓸하게 이동해야 했다. 그나마도 마침 도쿄 베르디가 구단 자비로 판교 근처 숙소로 이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수원FC 위민은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결의에 차 있다.

한국 여자축구의 '아이콘' 지소연은 <뉴스1>을 통해 "상대는 강한 팀이지만 적극성과 간절함에서 앞선다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이번 경기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승리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팀은 상승세를 타고 우승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씁쓸한 분위기 속에서도 승리만을 바라봤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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