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 전환 ‘삼각편대’](2)무탄소 전력 60년 공급할 ‘에너지 코어’… 총 720만명 ‘고용효과’
신한울 3·4호기 현장 르포
2022년 원전 부활 통해 공정 착착
기후 상관없이 24시간 공급 유일
세계 최고 기술력에 효율성 월등
특수 고강도 레미콘에 철근 10만t
방사능 방지, 내부 19단 방호구조
美 검증서 전투기와 충돌 ‘이상무’
사업비 12.3조… 인력 100% 국민
에너지 넘어 경제 파급효과 상당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지난 14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현장.
현장에 들어서자 ‘친환경 에너지로 삶을 풍요롭게’라는 문구가 새겨진 거대한 표지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 수준인 140만㎡ 규모의 부지에는 13대의 타워크레인과 2500t급 초대형 크레인이 솟아 있었고, 덤프트럭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이 현장에는 총 1750명의 인력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난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되며 한때 적막에 휩싸였던 이곳은, 2022년 7월 에너지 정책 전환 이후 다시 거대한 생명력을 되찾아 속도감 있게 공정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울 3·4호기가 완공되면 단순한 대형 전력 생산시설을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증하는 시대에, 날씨와 계절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원은 사실상 이 원전이 유일하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전력망 내에서 높아질수록 출력이 굳건하게 고정된 기저 전원의 역할은 오히려 더욱 절실해진다. 변덕스러운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밑바탕에서 묵직하게 받쳐줄 튼튼한 토대가 없으면, 국가 전력망(계통)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한국의 원전 기술력은 전력 공급의 효율성은 물론, 가장 중요한 안정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신한울 3·4호기에 적용되는 최신형 신형가압경수로(APR1400) 노형은 이미 가동 중인 신한울 1·2호기를 통해 국내에서 완벽히 검증된 기술이자, 해외 수출까지 성공했다.
이 원전 하나를 짓기 위해 42㎫ 이상의 특수 고강도 레미콘과 63빌딩 소요량의 13배에 달하는 총 10만3000t의 철근이 아낌없이 투입되며, 설계 수명인 60년 동안 흔들림 없이 가동된다.
안전성 역시 극한 수준으로 검증됐다.
과거 미국에서 실시된 항공기 충돌 실험에서 27t 규모의 육중한 팬텀 전투기를 시속 800㎞의 속도로 콘크리트 외벽에 충돌시켰을 때 전투기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산산조각 났지만, 122㎝ 두께의 격납건물 외벽 손상은 5㎝ 깊이에 그쳤다. 이에 더해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을 원천적으로 막는 핵심 설비인 컨테이너 라이너 플레이트(CLP)가 6㎜ 두께의 강철판으로 원자로 내부를 총 19단에 걸쳐 둥글게 감싸는 다중 방호 구조를 갖춘다.
국가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을 넘어 경제적 파급효과에서도 신한울 3·4호기의 의미는 크다.
고도의 원전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이 현장의 투입 인력은 100% 대한민국 국민으로만 제한해 구성된다. 오는 2033년 신한울 4호기의 최종 준공 시점까지 누적 720만명이라는 천문학적인 인력이 투입되며, 총사업비는 12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울원전본부에는 이번 신한울 4호기를 끝으로 더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 이 국책 사업이 울진 원전 단지의 기나긴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퍼즐이자, 부활한 대한민국 원전 산업 생태계의 미래를 상징하는 이유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지원되는 법정지원금만 2조원에 달한다. 숙박·음식·운송·장비 산업까지 포함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훨씬 크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 탄소 감축, 지역 경제 기여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바로 원전이 에너지 믹스에서 갖는 독보적인 위치다.
박성호 한울본부 공정관리부장은 “우리가 짓는 것은 단순한 발전소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라며 “현장과 발전소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세계가 우러러보는 가장 안전한 원전을 완성해 국격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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