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공업계에 공항사용료 유예하고도 2%대 이자 부과한 정부

김현정 기자 2026. 5. 1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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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직격탄 맞은 업계 위한 지원, 2.81% 이자에 실효성 논란
업계 "운영자금대출과 유사, 실질적 재무지원이라 보기 어려워"
/사진=뉴스1

정부가 고유가·고환율 압박을 받는 항공업계에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지만 정작 업계는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납부 유예 기간에도 2%대 이자가 계속 붙어 사실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8일 머니투데이방송 취재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말 국내 항공사에 공항시설 사용료 유예 등 지원방안을 담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시설 사용료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는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이다. 노선이나 기종, 공항마다 부과되는 착륙료, 조명료, 정류료 등의 납부 시한을 미뤄주는 것이다.

이번 지원방안에 따르면 전년 대비 정기편 운항이 감소한 항공사 중 사용료 유예를 신청한 곳에 한해 이달부터 3개월 간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가 유예된다. 기존에는 5월 사용료를 다음달 25일까지 납부해야 했으나 이번 조치로 9월25일까지 납기가 미뤄지는 것이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한 비용 경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본다. 5월분을 9월에 내도록 납기만 연장됐을 뿐 2.81%에 이르는 유예이자가 그대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항공시설 사용료가 연체되면 연체료와 이자를 함께 납부해야 했다. 정부는 이번에 3개월간 납부를 유예해주면서 연체료는 면제해주지만 이자는 항공사가 그대로 부담하도록 했다. 기존 5월 사용료 납부기한인 다음 달 25일을 넘겨 유예된 9월에 납부할 경우 연체료는 내지 않지만 이자는 납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천공항공사가 배포한 공문에 따르면 코픽스(COFIX) 기준 약 2.81%의 이자가 부과된다. 일반적으로 대외 악재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법인세 납기 연장 혜택을 줄 때는 유예이자가 면제된다. 업계에서 이번 공항사용료 유예조치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결국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납부해야 하는 구조"라며 "단기 운영자금 대출과 유사하게 인식될 수밖에 없고, 실질적인 재무 지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번 중동 사태로 1~2개월만에 수백억원의 적자가 누적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을 감편하는 것은 물론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무급휴직까지 실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사태 이후 항공편은 운항해야 하는데, 여객 수요 자체는 줄어들고 있어 체감상 코로나19 시기보다 어려운 상태"라며 "재무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항공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사용료 유예안을 추진했고, 연체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부과되는 이자 역시 기존 연체 이자율보다 낮은 저리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미 관련 공문을 발송한 인천공항과 달리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 사용료에 대한 지원 방안을 아직 전달하지 않아 현장의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려온 지침이기 때문에 모든 공항사용료 유예는 예정대로 실시한다"며 "공문은 내부 회의 결재가 지연되면서 시기가 늦어졌을 뿐, 조속한 시일 내에 공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