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전격 보류 지시… “수용 불가 시 대규모 공격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로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전격 보류했다. 당초 이 타격 계획은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미군의 비공개 작전이었으나, 트럼프가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류 사실을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은 종전 협상의 불씨를 이어 가게 됐다. 다만 트럼프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대규모 공격을 재개할 뜻을 시사함에 따라 전면전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1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동맹국 지도자들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이란을 상대로 계획했던 공격 보류를 미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 행사에서 “동맹국들이 협상 타결 직전이라며 아주 짧은 기간 공격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서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게 된다면, 내 생각에 그들(동맹국들)이 만족한다면 우리도 아마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매우 긍정적 진전이지만, 실제로 어떤 결과가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군사적 압박의 수위는 낮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합의에 근접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지만 결국 (합의가)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우리는 매우 큰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내가 원했던 일은 아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둘 수는 없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 전면적으로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미군에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일단 동맹국의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이란이 핵 포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맹폭을 가하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이란은 최근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14개 조항의 새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그러나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중단 등에 대한 구체적 약속이 빠져 있어 미국의 요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역시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란에 대한 어떠한 양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제안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란)은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미국의 타격 능력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공격을 보류한 배경에는 확전에 따른 정치·경제적 부담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해 1월 재집권 이후 최저치인 37%로 나타났다.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이란 전쟁 장기화가 꼽히는 가운데 응답자의 64%가 이란 전쟁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 급등이 지속될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와 공화당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방중 일정을 마친 트럼프는 당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이란과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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