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속 30㎞ 스쿨존’ 24시간 규제 풀린다
과하단 지적 나와
등·하교 시간대만
속도 제한하도록
경찰, 법개정 추진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 운행 속도를 24시간 내내 시속 30㎞로 제한하는 현행 도로교통법 조항 개정을 추진한다. 어린이가 잘 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대나 공휴일에도 차량 속도를 30㎞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조만간 스쿨존 운행 속도 제한 개정 방안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할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지난달 정부에 설치된 ‘국가정상화 총괄 태스크포스(TF)’도 최근 경찰에 스쿨존 속도 제한 규정 개정 방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등·하교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스쿨존 차량 속도 제한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쿨존 차량 속도 제한(시속 30㎞)은 2011년 1월 도입됐다. 그러나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새벽 등 심야 시간대나 공휴일에도 차량 속도를 30㎞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 스쿨존 속도 제한 규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자 “건의하지 말고 직접 (규제를 개혁) 하라”고 했다.

◇美·英, 등하교때만 스쿨존 속도 제한
경찰청은 지난달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 스쿨존 차량 운행 속도 제한 문제가 거론된 후 도로교통공단에 현행 규제와 관련한 타당성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은 다음 달 말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반영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국가정상화TF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선 스쿨존 운행 속도를 학생 통학 시간대에만 시속 30㎞로 제한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통학 시간 외에는 일반 도로와 똑같은 속도 제한 규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스쿨존 속도 제한은 2011년 도입됐지만, 2020년 이른바 ‘민식이법’이 제정되면서 단속이 강화됐다. 민식이법으로 스쿨존 내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가 의무화됐고, 상해·사망 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징역형 등으로 강화됐다. 교통 법규 위반 시 과태료·범칙금도 일반 도로의 2~3배다. 서울시 등에선 일부 스쿨존 제한 속도를 시속 20㎞까지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에도 통행 속도를 일괄적으로 30㎞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새벽 배송 기사, 택시 기사처럼 새벽에 주로 활동하는 운전자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 작년엔 도로교통법의 스쿨존 속도 제한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도 제기됐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채다은 변호사는 “미국·영국·호주는 원칙적으로 평일 등·하교 시간에만 스쿨존에서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청은 이미 일부 스쿨존에서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 사이 차량 운행 속도를 시속 40~50㎞로 상향하는 ‘시간제 속도 제한’을 2023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시간제 속도 제한이 적용되는 스쿨존은 전체 1만6000여 곳 중 78곳 정도다. 경찰 관계자는 “제한 속도를 상향하려면 차로 수 등 조건을 만족하는 스쿨존을 지역 경찰서가 개별적으로 지정하고, 학교·학부모 등의 동의를 받은 후 표지판 등 시설물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스쿨존 속도 제한을 일괄적으로 완화하려면 규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행 도로교통법 조항에 ‘시간대에 따라 제한 속도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다는 정도로 개정한다면 스쿨존마다 일일이 세부 규정을 바꿔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현행 스쿨존의 30㎞ 속도 제한을 통학 시간대에만 적용하는 식으로 도로교통법 조항을 개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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